
[더팩트ㅣ음성=박은평 기자]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펫시장은 진화하고 있다. 먹거리는 단순한 '사료'가 아니라 좋은 원재료로 건강을 담은 '요리'로, 마지막 이별은 단순한 '처리'가 아니라 존엄을 지키는 '장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25일 충북 음성 우리와 사료공장에서 만난 윤관식 팀장은 "주방에서 셰프가 일하고 요리하는 개념으로 제조시설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2018년 설립된 우리와는 펫푸드를 전문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2020년 '우리와 펫푸드 키친'을 완공했다. 250m에 달하는 수평형 설비는 원료 입고부터 제조, 포장, 보관까지 구역별로 철저히 분리해 위생과 안정성을 높이고 교차오염은 차단한다.
윤 팀장은 "원료 입고부터 라벨링해 전 과정 이력을 실시간 추적 관리한다"며 "영양학을 설계하는 연구진도 있다"고 말했다.
2023년 기준 국내 펫푸드 시장은 1조1803억원에 달한다. 시장이 커지면서 수출량도 2016년 1350만달러에서 지난해 1억6090만달러로 연평균 36.3% 성장했다.
우리와도 베트남·대만·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러시아, 필리핀, 멕시코 등 신흥 시장 개척에 나서며 2028년 수출 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 팀장은 "전연령 대상 제품은 감소하고 퍼피, 어덜트, 시니어 등 전용 제품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보호자들이 반려동물 건강을 많이 생각해 시니어 특화 제품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족처럼 지낸 반려동물과의 존엄한 이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오후 방문한 반려동물 장묘업체 21그램 천안아산점은 언뜻 보면 카페처럼 보인다. 권신구 대표는 "초창기에는 카페로 오해해 들어오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21그램은 '영혼의 무게'라는 의미로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건상한 삶을 누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아름다운 이별을 맞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2104년 설립된 21그램은 반려견과 반려묘 외에도 고슴도치, 새, 햄스터, 토끼, 물고기 등 다양한 반려동물의 장례를 치르고 있다. 권 대표는 "사체 화장이 가능한 경우 모두 장례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21그램 천안아산점은 한 달에 250~300건 정도 장례를 치르고 있다.
지역주민들의 반응에 대해 권 대표는 "초기에는 화장장에 대한 악취와 오염 우려로 거부감이 있었다"며 "과거 일부 업체에서는 장난감 등 플라스틱을 함께 소각해 문제가 됐지만, 관이나 옷 등을 천연재료만을 사용하고 필터 관리를 통해 악취나 공해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천안시와 협업을 통해 사회적 취약계층 반려동물 장례지원 등 지역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묘업체는 2020년 57곳에서 지난해 83곳으로 늘었지만 지난해 기준 반려동물 사망 시 장례업체를 이용하는 비율은 약 21.4%에 불과하다.
권 대표는 "반려동물이 무지개 다리를 건너면 당황하는 경우가 많아 미리 상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가족으로 함께 지낸 반려동물이 떠나는 순간 보호자들은 사람 장례과 같은 존엄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사체를 매립하는 경우가 있는 거 같다"며 전염병 등 공중보건 위험을 고려하면 장례문화가 더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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