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금이라더니" 금·증시 고공행진 속 비트코인만 약세, 배경은
  • 박지웅 기자
  • 입력: 2025.09.24 10:54 / 수정: 2025.09.24 10:54
양현경 연구원 "달러 강세·롱 포지션 청산에 약세 심화"
"연말 15만 달러 반등 여력은 여전히 존재"
금 가격과 미국 증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효과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비트코인은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장윤석 기자
금 가격과 미국 증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효과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비트코인은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장윤석 기자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금 가격과 미국 증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효과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비트코인은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통상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금리 인하 국면에서 강세를 보여왔던 비트코인이 이번에는 달러 강세와 대규모 청산, 그리고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이 알트코인으로 확산되지 않는 흐름에 발목이 잡히며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전 9시 15분 기준 비트코인은 1주일 전보다 3.99% 내린 11만204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7.27%), 리플(-6.85%), 솔라나(-9.37%), 도지코인(-11.63%) 등 주요 알트코인도 일제히 약세를 보이며 투자심리 위축을 반영했다.

반면 국제 금값과 미국 증시는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발판 삼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1.07%(40.60달러) 오른 온스당 3815.70달러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올해 초(2669달러)와 비교해 약 43% 급등한 수준이다. 미국 증시 역시 이날은 차익실현 매물이 출현하며 하락 마감했지만,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 직후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랠리를 이어간 바 있다.

통상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금리 인하 국면에서 금과 마찬가지로 수혜를 입어왔다는 점에서 이번 하락세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그 배경으로 수급 구조 변화와 예상 밖의 매크로 환경을 꼽고 있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예상 밖의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전반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연준 위원들의 연내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제한적 발언 역시 시장의 경계감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 연구원은 최근 가상자산 시장 약세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대규모 청산'을 지목했다. 양 연구원은 "22일 하루 동안 16억8000만 달러 규모 포지션이 정리됐는데 이 중 16억 달러가 롱 포지션 청산이었고 숏 포지션 청산은 8000만 달러에 불과했다"며 "특히 바이비트에서만 8억9000만 달러가 청산되며 시장 하락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자금 흐름의 변화를 꼽았다. 비트코인 ETF 차익실현 자금이 알트코인으로 유입되지 않고 개별 주식이나 다른 ETF로 이동하면서, 과거처럼 '비트코인·이더리움 랠리→알트코인 확산'으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가 약화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약세가 일시적 조정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상자산 자금이 금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단기적으로는 힘을 잃었지만, 여전히 수요가 견조해 연말까지 반등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앤서니 스카라무치 스카이브릿지캐피털 창립자는 "가상자산은 일반적으로 9월에 저점을 찍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미국 세금 납부일을 앞둔 매도세와 직전 몇 개월간의 상승세가 맞물려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최근 급락 역시 전형적인 변동성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가상자산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강력하다"며 "비트코인이 연말까지 15만 달러(약 2억905만원)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chris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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