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한미약품, '근육 지키는 비만약' 앞세워 재도약 시동
  • 조성은 기자
  • 입력: 2025.09.24 10:15 / 수정: 2025.09.24 10:15
근감소 부작용 극복 가능성 제시…GLP-1 한계 돌파 '게임체인저' 평가
경영권 분쟁 불확실성 넘고 글로벌 시장 공략 '속도'
한미약품이 근육량 증가와 지방 감량을 동시에 구현하는 신개념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의 연구성과를 잇따라 발표하며 투자자와 시장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서다빈 기자
한미약품이 근육량 증가와 지방 감량을 동시에 구현하는 신개념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의 연구성과를 잇따라 발표하며 투자자와 시장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서다빈 기자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한미약품이 근육량 증가와 지방 감량을 동시에 구현하는 신개념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의 연구성과를 잇따라 발표하며 투자자와 시장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까지 이어져 온 경영권 분쟁의 불확실성을 넘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공략을 통해 재도약을 노리는 모습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최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제61회 유럽당뇨병학회(EASD 2025)에서 신개념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HM17321, 삼중작용제 HM15275, 경구용 후보 HM101460 등과 관련한 6건의 비임상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발표에서 회사는 체중 감량뿐 아니라 근육량 증가, 대사 개선, 복약 편의성 제고까지 겨냥한 '차세대 비만약' 전략을 내세웠다.

특히 HM17321은 비임상 연구(동물실험)에서 근육량 증가와 지방 선택적 감량을 동시에 구현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약물이 체중 감량 과정에서 근 손실 부작용을 동반한 것과 달리, 한미약품은 근육 건강을 유지·강화하는 새로운 기전을 제시했다.

또 다른 파이프라인 HM15275는 기존 약물보다 월등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으며, 비임상 연구에서 일라이 릴리의 삼중작용제 '레타트루타이드'를 넘어서는 효능이 확인됐다. 경구용 저분자 후보 HM101460 역시 초기 연구(전임상) 단계에서 안정적인 약효 지속성을 보여 복용 편의성 측면에서 차별화 가능성을 확보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6월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도 비만 영장류 모델을 통해 지방 감량과 근육량 보존 효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연이어 연구성과를 발표하면서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미약품은 비만 신약 발표 직후 장중 41만4000원까지 오르며 2021년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로써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딛고 시장의 기대를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한미약품은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 사후, 가족 간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간 이어지며 지배구조 불안정성이 투자자들의 우려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 가능성, 기술수출 기대감이 다시 부각되면서 연구개발(R&D) 경쟁력이 불확실성을 덮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의 상처를 상쇄할 수 있는 R&D 드라이브"라며 "마운자로, 위고비 등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한미약품이 독자적인 기전과 임상 성과로 존재감을 입증한다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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