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하려면 더 빨라져야"…미래 준비로 동분서주한 재계 총수들
  • 이성락 기자
  • 입력: 2025.09.23 10:48 / 수정: 2025.09.23 10:48
이재용·이재현·신동빈·최태원 등 재계 총수들 현장 경영 박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현장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중국 출장을 마치고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는 이 회장. /남윤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현장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중국 출장을 마치고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는 이 회장.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어려운 경영 환경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재계 총수들의 발걸음은 빨라지고 있다. 경영 활동의 위축 없이 미래 준비를 위한 현장 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7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사건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은 뒤 현장 경영 보폭을 점차 넓히고 있다. 10여년 동안 발목을 잡은 사법리스크가 해소돼 경영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상태다. 최근에는 충남 아산의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생산라인 및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직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서는 미래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글로벌 사업도 적극 챙기고 있다. 지난달에만 미국에서 3주가량 머무르며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다. 이 기간 삼성은 테슬라와 23조원에 달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급 계약을 맺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또한, 이 회장은 한미 관세 협상 및 정상회담 등 국가적으로 중요한 현안과 관련해 지원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 회장의 미국 출장에서 재계 안팎으로 가장 주목도 높았던 장면은 추후 고대역폭메모리(HBM) 협력 기대감을 키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의 포옹이었다.

이 회장의 동분서주 일정은 계속될 전망이다.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할 중요한 시기여서다. 이 회장의 초점 역시 미래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미국 출장을 마친 뒤 두 차례 취재진과 만나 "내년도 사업을 준비하고 왔다", "일 열심히 하겠다" 등의 메시지를 냈다.

이 회장 외 다른 재계 총수들도 현장 경영을 늘리는 추세다. 마찬가지로 트럼프발(發) 관세 타격과 상법·노란봉투법 개정 등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 속에서도 미래 준비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최근 영국 런던에서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 마이클 페인 대표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CJ그룹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최근 영국 런던에서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 마이클 페인 대표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CJ그룹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 4월 일본, 8월 미국에 이어 최근 유럽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 회장이 유럽 지역에서 현장 경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글로벌 영토 확장과 미래 성장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행보로 해석된다. 지난 9일 영국 런던부터 유럽 출장 일정을 시작한 그는 글로벌 싱크탱크, 투자 회사,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문가 등 그룹 유관 산업 주요 인사들과 회동하며 현지 협력 기회를 발굴했다. 또 유럽 소비 동향과 현지 K트렌드를 살펴보고 그룹의 글로벌 전략을 점검했다.

식품·뷰티·엔터 등 그룹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빠르게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해 유럽 지역을 포함한 신영토 확장을 가속화해야 한다"며 "그룹의 글로벌 사업 거점인 미국에 이어 잠재력이 큰 유럽 시장에서 신성장 기회를 적극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유통 업계 총수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현장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외부로 알려진 일정은 지난 13일 타임빌라스 수원점 방문 및 점검이다. 타임빌라스 수원점은 롯데백화점 수원점을 복합쇼핑몰로 리뉴얼한 곳으로, 롯데가 추진한 미래형 쇼핑몰 사업의 첫 결과물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숨 가쁜 일정을 소화 중이다. 지난주 일본 출장에 나선 최 회장은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 주요 사업을 점검하고, 비즈니스 미팅을 이어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특히 경제단체 대한상의의 수장으로서 각종 현안 과제를 해결하고 있다. 엑스포 참관단으로 일본 오사카를 찾았고, 미국에서는 오는 25일 예정된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현지 투자설명회(대한민국 투자 서밋)를 지원한다. 최 회장은 다음 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담의 경제인 행사 준비도 직접 챙기고 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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