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매출↓' 거래소, 거래시간·수수료 개편 승부수
  • 이라진 기자
  • 입력: 2025.09.22 15:03 / 수정: 2025.09.22 15:03
상반기 매출, 전년比 19%↓
넥스트레이드 간 경쟁 과열 전망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넥스트레이드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대응해 주식 거래 시간 연장과 수수료 인하를 검토 중이다. /더팩트 DB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넥스트레이드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대응해 주식 거래 시간 연장과 수수료 인하를 검토 중이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한국거래소가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 출범으로 시장 점유율을 위협받자 거래시간 연장과 수수료 체계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점유율 방어를 위한 대응 카드가 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오전 7시부터 7시50분까지 프리마켓을 여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는 넥스트레이드가 운영하는 프리마켓(오전 8시~8시50분)보다 1시간 빠른 시점이다. 거래소는 지난 7월 증권사들에 3가지 거래시간 연장안을 제시하고 의견을 수렴했으며, 아직 최종 방안은 확정되지 않았다.

수수료 체계 개편도 검토 대상이다. 거래소는 2005년 이후 20년간 거래대금의 0.0023% 단일 수수료율을 유지해왔으나, 최근 '테이커·메이커' 주문 방식에 따라 차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경우 일부 거래 비용은 줄어들지만, 전체 평균 수수료율이 내려가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거래소가 이러한 변화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넥스트레이드의 빠른 성장세가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출범 6개월 만에 시장 점유율이 '15%룰'(거래소 거래량 대비 15% 이내)을 위협할 수준에 도달해 70년 독점 체제를 이어온 거래소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실적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거래소의 올해 상반기(1~6월) 거래수수료 수익은 9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거래수수료 수익은 거래소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거래수수료 수익 감소가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지난해 개별 기준 매출 6647억원 중 거래수수료 수익은 5576억원(83.9%)에 달했다.

거래소는 공식적으로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거래소는 "내년부터 나스닥 등 미국 거래소가 24시간 거래를 도입하는 만큼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논의 중"이라며 "수수료 인하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넥스트레이드 견제를 위한 대응책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소가 넥스트레이드의 긴 거래시간과 점유율 확대에 직격탄을 맞자 방안을 꺼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넥스트레이드 측은 "거래시간·수수료 정책은 각 기관 자율의 영역이며, 거래소의 대응을 예상했다"면서도 "결국 상호 윈윈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raj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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