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하 훈풍…제약바이오, 밸류에이션 반전 가능할까
  • 조성은 기자
  • 입력: 2025.09.19 10:36 / 수정: 2025.09.19 10:36
연준 25bp 인하…성장·자금조달 환경 긍정적
"단순 금리 효과 한계…임상·기술수출 성과 따라 옥석 가릴 것"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제약바이오 업계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제약바이오 업계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뉴시스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증시 상승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제약바이오 업계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를 기반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받는 제약바이오 산업 특성상 금리 인하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KB증권은 19일 보고서에서 "17일 종가기준 나스닥 바이오테크 지수는 연초 대비 9.43% 상승했다"며 "금리인하와 같은 매크로적 요인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고 있다. 다양한 기술이전, 인수·합병(M&A) 등과 같은 소식 발생에 따른 선호도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해외 제약바이오 섹터내 호재성 소식에 따라 국내 대사질환·비만치료제 기업들에 대한 센티멘트도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연준은 1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25bp(1bp=0.01%p) 인하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자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의 조치다.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낸 점도표(dot plot)에 따르면 연내 두 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도 열려 있다.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국내외 증시는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리 인하가 제약바이오 업종에 호재로 꼽히는 이유는 '성장주' 특성 때문이다.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되는 '할인율'이 낮아지면, 기업가치 평가가 높아지는 구조다. 때문에 미래 가치가 중요한 제약바이오 섹터의 밸류에이션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금 조달 환경이 개선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임상시험과 연구개발(R&D)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바이오 기업 특성상 금리 부담이 낮아지면 자금 운용 여력이 확대된다. 글로벌 빅파마의 M&A 및 기술이전(LO) 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실제로 로슈는 최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MASH) 치료제를 개발하는 미국 89바이오를 최대 35억 달러 규모로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증권가는 이 같은 해외 이벤트가 한미약품·디앤디파마텍 등 대사질환·비만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를 개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제약·바이오 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점도 중장기적 긍정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5일 열린 바이오 혁신 토론회에서 정부는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해외 진출 지원, 바이오시밀러 임상 3상 면제 확대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증시에서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외국인은 에이비엘바이오, 파마리서치, 한미약품 등을 순매수하며 매수세를 키웠다. 개인투자자들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알테오젠, 펩트론 등 대형·중견 바이오 종목을 집중 매수했다. 코스닥 시장에선 시가총액이 작은 바이오 기업들이 단기간 급등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다만 단순히 금리 인하만으로 업종 전반이 상승세를 이어가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별 기업의 임상 데이터 공개, 기술수출 성과, 글로벌 학회 이벤트 등 뚜렷한 모멘텀이 있어야 주가 탄력이 지속될 수 있다"고 했다. 이달 들어 알테오젠은 키트루다 피하제형 허가 기대감, 펩트론은 제2공장 착공 소식 등 개별 호재에 힘입어 주가가 움직인 바 있다.

전문가들은 비만 치료제 등 대형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과 상업화 제품·플랫폼을 동시에 갖춘 포트폴리오 다각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KB증권은 "제약바이오 산업 특성 상 임상개발 실패 가능성은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단일 물질에 대해 집중하고 있는 기업보다는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지닌 기업 위주로의 접근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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