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포스코, 美 제철소 잰걸음…GM도 참여하나?
  • 최의종 기자
  • 입력: 2025.09.19 10:41 / 수정: 2025.09.19 10:41
노조 상대 경영설명회서 새로운 외부 투자 언급
현대제철은 지난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제철지회를 상대로 경영설명회를 열고 2029년 생산을 목표로 건설할 루이지애나 제철소와 관련해 포스코 외에 다른 곳에서 지분 투자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현대제철
현대제철은 지난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제철지회를 상대로 경영설명회를 열고 2029년 생산을 목표로 건설할 루이지애나 제철소와 관련해 포스코 외에 다른 곳에서 지분 투자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현대제철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 제철소 설립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사업장 조정과 맞물리면서 미국 제철소 설립에 명운을 건 모양새다. 현대차가 북미 투자 확대 의지를 드러내면서, 설립될 제철소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제철지회를 상대로 경영설명회를 열고 2029년 생산을 목표로 건설할 루이지애나 제철소와 관련해 포스코 외에 외부에서 지분 투자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사측은 구체적인 지분 투자 규모 등이 확정되지 않았기에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제너럴모터스(GM) 등이 참여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현대차와 GM은 지난달 차량 5종 공동 개발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3월 미국 백악관에서 21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생산 분야 86억달러 △부품·물류·철강 분야 61억달러 △미래산업·에너지 분야 63억달러 등을 오는 2028년까지 투입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말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직후 대미 투자 규모를 210억달러에서 260억달러로 늘린다고 밝혔다. 로봇 공장 신설 등 미래 먹거리를 미국에서 꾀한다는 구상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현대제철은 그룹 대미 투자에 핵심으로 평가받는 전기로 기반 일반 제철소 설립에 잰걸음을 걷고 있다. 현대제철은 해당 프로젝트에 58억달러를 투자한다. 지난 6월 현지에 현대스틸 루이지애나 LLC를 설립한 현대제철은 지난달 자본금 100만달러(약 14억원)을 납입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4월 현대차그룹과 철강 및 이차전지 분야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현대제철 제철소 설립 프로젝트에 지분 투자 방식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2030년 북미 판매 비중을 26%로 설정한 것은 현대제철 현지 제철소 역할이 고려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는 1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CEO(최고경영자)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북미 판매 비중을 26%로 설정하고, 향후 15조3000억원(116억달러)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3월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미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AP·뉴시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3월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미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AP·뉴시스

미국 정부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불법 체류 단속을 벌여 한국인 노동자 수백명을 구금했다가 석방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 제철소 프로젝트에도 영향을 주지 않겠냐는 우려도 있었다.

이와 관련 루이지애나주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17일(현지시간) 현지언론 루이지애나 일루미네이터에 따르면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프로젝트에서 불법 노동은 있을 수 없다"며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대제철 국내 사업장 사정은 복잡한 모양새다. 철강 업황 악화로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현대제철은 포항2공장을 폐쇄하고, 1공장 중기사업부를 매각했다. 최근에는 자회사 현대IFC를 매각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국내 사업장 노동자들은 현대제철이 미국 투자에만 역량을 쏟고 국내 사업장에는 무심하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현대제철은 미국 제철소가 성공하면 그 이익이 다시 국내로 돌아올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내부 직원 배치전환 등을 벌이고 있어 국내 사업장 축소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황 영향을 받겠지만 일각에서는 당진공장을 제외하고 나머지 사업장이 정리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현대제철 노동조합은 포항2공장 정상화 방안을 요구한 상태다.

노조는 올해 임금 협상 교섭 과정에서 사측에 국내 사업장 투자 계획을 묻는 등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목소리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는 임금 협상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자 이날까지 쟁의 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중기사업부 매각 등이 진행됐는데 이제는 가동률이 떨어진 인천공장 축소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라며 "미국 투자가 미래라고 하지만 국내에서는 국내에 미래를 밝힐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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