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실적 부진에 빠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자체 브랜드와 뷰티 사업 강화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5년 만에 자체 패션 브랜드를 론칭하는가 하면 K-뷰티 성장세를 활용해 글로벌 사업 확대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6128억원, 영업이익은 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 90% 감소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3086억원, 영업이익 26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4%, 44.9% 줄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에 대해 "소비심리침체가 지속되며 많은 패션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다"며 "물가변동을 반영한 '실질소비지출'이 1.2% 감소했으며 특히 소비지출 항목 중에서 의류와 신발이 올해 1분기 4.7%, 2분기 4% 감소하는 등 부진한 소비를 보였다"고 말했다.
하반기 실적 반등을 위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주요 전략으로 △자체 브랜드 론칭 △자체 브랜드 리브랜딩 △K-뷰티를 내세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본업 경쟁력 강화, 신규 브랜드 도입, 화장품 사업 강화를 추진하며 실적 개선을 이루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달 여성 자체 패션 브랜드 '자아(JAAH)'를 론칭했다. 이는 지난 2020년 온라인 전용 브랜드 '텐먼스'와 '브플먼트' 론칭 이후 무려 5년 만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자아'는 론칭 이후 약 한 달 만에 목표 대비 매출 180%를 달성했다. 여기에 맨온더분(MAN ON THE BOON), 스튜디오톰보이(STUDIO TOMBOY) 등 자사 브랜드의 리브랜딩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며 실적을 높여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뷰티도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했다. 지난해 인수한 '어뮤즈(AMUSE)'가 올해 상반기 매출 322억원, 영업이익 3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8%, 57.9% 증가했기 때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어뮤즈 연매출이 520억원인 점을 감안해 올해 매출 600억원 중반대를 무난히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어뮤즈 인수에 따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뷰티 사업도 덩달아 성장세다. 올해 2분기 뷰티 부문 매출은 1156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3분기 연속 경신했다.

여기에 또 다른 자사 뷰티 브랜드 '연작(YUNJAC)'은 중국·일본 사업 확정을 앞두고 있으며 '비디비치(VIDIVICI)'는 리브랜딩을 마치고 전국 500여개 올리브영 매장에 입점한 상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향후 일본과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뷰티 사업을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자체 헤어케어 브랜드 '저스트 에즈 아이엠(아이엠)'도 키운다. '아이엠'은 최근 모발케어&스타일링 라인을 출시하며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아이엠'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4% 상승하자 K-헤어케어에 대한 글로벌 관심도에 탑승해 기존 라인과 차별화된 디자인 등을 적용해 신규 고객 유입을 노린다.
다만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그동안 해온 럭셔리 패션 브랜드 국내 유통 계약 체결은 지속할 예정이다. 올해 오스트레일리아 럭셔리 패션 브랜드 짐머만과 미국 럭셔리 패션 브랜드 '앙팡 리쉬 데프리메(ERD)'를 신규 론칭했으며 내년부터는 스위스 럭셔리 패션 브랜드 아크리스(AKRIS), 일본의 3D 니트웨어 브랜드 CFCL의 판매를 시작한다.
여기에 프랑스 니치 향수 '메종 프란시스 커정(Maison Francis Kurkdjian)'을 도입하며 니치 향수 라인업을 15개로 늘렸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수입 화장품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성장 가능성 높은 신규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국내에 선보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의 전반적인 침체, 고물가, 고환율 등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해외 수입 패션 브랜드 유통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K-뷰티와 자체 브랜드를 육성하며 중장기 생존 전략을 찾고 있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 실적 반등에 성공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