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OMC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인하 폭·경제전망'에 쏠리는 눈
  • 김태환 기자
  • 입력: 2025.09.16 10:52 / 수정: 2025.09.16 10:52
예상보다 둔화되는 미국 경기…관세 효과 반영 본격화
트럼프 美 대통령 '정치적 압력' 변수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사실상 금리 인하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모습. /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사실상 금리 인하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모습. /뉴시스

[더팩트 | 김태환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유력한 가운데 인하 폭과 기간이 어느 정도일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관세 부과 효과로 인해 경기 부진이 전망되면서 25bp 인하하는 '스몰컷'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bp 이상 인하하는 '빅컷'을 공개적으로 주문하는 등의 '정치적 압력'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현지시간 16일부터 17일까지 양일간 열리는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95%, 0.5%포인트(빅컷) 인하할 가능성을 5%로 예측했다. 전문가 예상대로 인하된다면 현 4.25∼4.50% 수준인 미국 기준금리는 4.00~4.25% 선에서 책정된다.

금리 인하가 유력한 것은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해 경기 둔화가 현실화된다는 점이 반영되고 있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비 0.4% 올라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으나, 근원물가는 0.3% 상승에 그쳤다.

실엽률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8월 기준 실업률은 4.3%로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농업 부문 일자리 증가 예상치는 7만5000개였지만 실제 증가는 2만 2000개에 그쳤다. 지난주 기준 신규 실업급여 신청 건수도 26만3000건으로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에 이르렀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빅컷'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경기 부진의 조짐이 나타나지만,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기에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연준은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일시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지만, 그 효과가 재고·생산·제품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7월 기자회견에서 "금리를 너무 일찍 내리면 인플레이션 억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고, 너무 늦게 내리면 고용 시장에 불필요한 피해를 줄 수 있다"며 금리 인하의 타이밍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준에 대해 기준금리를 0.5%p 낮추는 '빅컷'을 공개적으로 주문하고 있는만큼, 정치적 변수가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너무 늦는 사람'(Too Late)은 지금, 그리고 염두에 둔 것보다 더 크게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면서 "주택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적었다. '너무 늦는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연준 의장을 비판할 때 사용한 표현이다.

연준 이사 중 트럼프 정책을 지지하는 크리스토퍼 윌러와 미셸 보우면은 지난 7월 회의에서 금리 동결에 반대 의견을 내며, 30년 만에 처음으로 두 이사가 동시에 이견을 표명하는 이례적 상황이 연출됐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스티븐 미란이 상원 인준을 통과할 경우 FOMC 회의에서 표를 행사하게 되면, 7명의 연준 이사 중 3명이 금리 인하를 지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금리 인하는 한국은행에도 고민거리를 안길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원화 강세가 나타나고, 원·달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게 된다. 한은의 기조는 기준금리 인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8일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성장률이 1.6%라는 전제 하에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리인하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정책으로 수출경쟁력이 악화되는 가운데 원화 강세가 나타나면 (수출경쟁력 악화를) 더욱 부추길 우려가 있다"면서 "한미금리차가 2.00%포인트로 역대 최대 수준인만큼, 연준의 금리 인하시 한은도 인하 압력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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