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태환 기자] NH농협금융의 올해 비이자이익이 크게 개선된 가운데, 증권에 의존하는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보험과 캐피탈의 실적 개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자본시장에서의 변동성이 커져 증권 부문 실적이 내려가면 비이자이익 수익성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다. 보험계열사와 캐피탈사의 수익성을 강화하고 글로벌 진출을 통한 신시장 진출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농협금융 순이익은 1조62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했다.
상반기 농협금융의 실적 하락의 원인은 핵심 수익원인 이자이익이 줄어든 것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농협금융의 올해 상반기 이자이익은 4조977억원으로 전년 대비 5.3% 감소했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인해 순이자마진(NIM)이 지속해서 줄어들었다. NH농협은행의 올해 상반기 NIM은 1.70%로 전년 동기(1.96%)보다 0.26%p 떨어졌다.
다만 농협금융의 비이자이익 부문에서는 실적이 개선세를 나타냈다. 올해 상반기 농협금융 비이자이익은 1조32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가 늘어났다.
비이자이익 개선세는 NH투자증권의 선방이 반영됐지만, 나머지 계열사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NH투자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46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반면 농협생명은 1547억원, 농협손해보험은 875억원, 농협캐피탈은 441억원의 순이익을 거두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생명은 5.6%, 손보는 20.7%, 캐피탈은 18.9% 각각 감소했다.
증권계열사의 실적 개선은 코스피 지수 상승과 더불어 새정부 정책 등 시장환경이 유리한만큼, 유가증권 운용이익 항목이 늘어난 것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농협금융의 유가증권·외환파생 관련 이익이 전년도보다 17.6% 늘어났으며, 인수자문·위탁중개수수료 등 다른 수수료이익도 11% 이상 증가했다.
반면 보험사들의 경우 업황부진과 더불어 산불과 집중호우 등으로 인한 산림보험과 농장물재해보험의 보험금 청구 증가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농작물재해보험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농협손보만 판매하고 있다. 캐피탈의 경우 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스프레드 축소와 더불어 자동차금융·리스 부문 둔화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계열사들은 최근 체질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농협생명의 경우 올해 상반기 보장성보험 부문에 집중해 보장성 월납 환산 보험료(APE)가 800억원으로 전년 동기(594억원)보다 34.7% 늘었다. 보험계약마진(CSM) 역시 올해초 대비 1019억원 증가한 4조6650억원을 기록했다. 농협손보는 지급 프로세스 자동화(OCR, AI 등) 도입을 통해 보험금 자동심사 시스템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펫보험 시장에 진출하며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농협캐피탈의 경우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며 총자산이 9조7503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989억원) 대비 7.16% 증가했다. NH농협캐피탈은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장기렌터카를 중심으로 오토금융의 영업자산을 확대해 수익의 안정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해외진출을 통한 돌파구 마련도 추진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말 기준 해외 10개국에서 21개 점포를 운용 중이다. 농협은행 8개국 11개, NH투자증권 6개국 8개, NH농협캐피탈 2개국 2개 등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해외점포 당기순이익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올 1분기에는 21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농협금융의 비이자부문 수익이 크게 개선됐지만, 만일 증시 하락 등 자본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실적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증권 의존도를 낮출수 있도록 보험과 캐피탈 등의 실적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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