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최윤범 체제' 심각한 문제"…고려아연 "영풍·MBK, 거짓·왜곡·기만 반복"
  • 허주열 기자
  • 입력: 2025.09.15 10:37 / 수정: 2025.09.15 17:42
영풍, 경영권 분쟁 1년 소회로 최윤범 체제 경영 조목조목 비판
고려아연, 적대적 M&A 시도한 이래 자사 기업가치 훼손 몰두
영풍이 15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과의 경영권 분쟁 1년 소회와 각오를 밝혔다. 영풍(위)과 고려아연 본사. /더팩트 DB·고려아연
영풍이 15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과의 경영권 분쟁 1년 소회와 각오를 밝혔다. 영풍(위)과 고려아연 본사. /더팩트 DB·고려아연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영풍이 15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과의 경영권 분쟁 1년 소회와 각오를 밝혔다. 최 회장의 경영을 '나쁜 기업지배구조의 전형이자, 주주가치 훼손의 모든 것'이라고 규정하고, 앞으로도 고려아연 최대주주로서 정정당당하게 주주권을 행사하겠다고 예고했다. 최대주주가 강경한 입장을 재차 밝히면서,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둘러싼 양측 갈등은 해를 넘겨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영풍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년간 고려아연의 경영에 대해 △이사회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고 비상식적인 투자가 회장 전결로 처리됐으며 △70년간 이어진 동업 관계와 40년간 유지된 무차입 경영 기조가 붕괴됐고 △회사 자원이 회장 개인의 지배력 방어에 활용됐으며 △경영진의 위법 행태가 심화되는 등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풍은 "최 회장이 주장하는 최대주주의 '적대적 M&A 프레임'은 독단적 전횡을 지속하고픈 '경영 대리인'의 자기합리화일 뿐"이라며 "고려아연의 이사회 독립성, 경영 투명성, 책임 경영이 제도화될 때까지, 최대주주로서 회사의 지배구조가 바로 설 때까지 흔들림 없이 행동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영풍은 지난 1년 최 회장 체제 고려아연 경영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먼저 영풍은 "최 회장의 가장 큰 문제는 고려아연 이사회의 무력화"라며 "개인적 친분이 있는 인사들을 거수기로 활용해, 그동안 수천억원의 대규모 투자건들을 이사회 결의나 검증 절차 없이 전결로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세력인 지창배 대표가 운영한 원아시아파트너스에 약 5600억원', '국제법 위반 논란이 제기된 캐나다 심해채굴업체 TMC에 약 1200억원(워런트 포함 시 1800억원)'이 투입된 점을 지적했다.

영풍은 무차입 경영 기조 붕괴와 관련해선 "지난 1년 동안 고려아연 순현금은 4조1000억원 줄었고, 차입금은 3조7000억원 늘어나면서 순차입금이 3조3000억원에 달했다. 이자비용도 같은 기간 250억원에서 1100억원으로 급증해 불과 1년 사이 네 배 이상 늘어났다"며 "본업인 제련사업은 안정적 성과를 이어갔음에도 불구하고, 투자 및 신사업에서의 적자와 개인 지배력 방어 비용이 수익성을 잠식하며 연결 영업이익률이 8.3%에서 6.9%로 하락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최 회장 측은 자사주 공개매수에 약 2조5000억원을 투입했고, 그 결과 배당가능이익이 고갈돼 2년 연속 이어온 중간배당을 올해에는 실시하지 못했다"며 "회사의 자금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아니라 최 회장 개인의 지배력 방어 수단으로 사용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영풍은 "(최 회장 측이) 순환출자 구조를 만들기 위해 해외 자회사 SMC로 하여금 575억원 규모의 불법적 상호주 투자를 하게 해, 최대주주(영풍)의 의결권을 차단했고, 법률·컨설팅 비용 등 지급수수료로 지난 1년간 1000억원 이상을 개인의 지배력 방어를 위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심지어 영풍 공격을 위해 소액주주 플랫폼을 표방하는 액트와 불법적인 자문용역을 체결, 소액주주와 주주들의 기대를 저버리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영풍은 고려아연의 해외 자회사 SMC를 활용한 순환출자 구조 형성에 대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조사, 자사주 공개매수 기간 중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숨긴 혐의로 검찰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점 등을 언급하면서 "최 회장은 지난 경영 행위에서 이미 구체적인 범죄 정황이 드러나며 법의 심판에 직면하고 있다"며 "자본시장법, 공정거래법, 상법 전반에 걸쳐 다층적인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관계자는 "영풍은 1년 전 약탈적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기습적으로 적대적 M&A를 시도한 이래 고려아연의 경쟁력과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비상식적인 공격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는 고려아연의 수많은 주주에게 피해를 끼치는 불필요한 행태"라며 "3년째 대규모 적자에 허덕이며 온갖 환경오염 논란과 고발, 재판에 시달리는 영풍은 석포제련소를 정상화하는 데 온 힘을 다해야 할 때 오직 고려아연의 기업가치 훼손에만 몰두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어 "적대적 M&A 시도 1년간 영풍·MBK 측이 보여준 사기적인 행태는 심각하다"라며 "온갖 왜곡과 짜깁기, 나아가 허위 의혹을 제기하고 법적 소송을 남발한 뒤 마치 세간에 해당 의혹이 있었다는 식의 기만적인 여론 호도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은 앞으로도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임직원 모두가 합심해 기업가치와 위상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드린다"며 "영풍·MBK의 거짓과 왜곡, 탐욕으로부터 그리고 국가기간산업과 전략광물 허브, 탈중국 공급망을 흔들려는 해외자본으로부터 고려아연을 지켜내기 위해 끝까지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ense83@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