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WA 내리고 CET1 오르고" 우리금융 개선세…정부 기조는 시험대
  • 김태환 기자
  • 입력: 2025.09.15 00:00 / 수정: 2025.09.15 00:00
자본·자산 적정성 지표 개선…생산적 금융 본격화시 다시 하락 우려
우리금융그룹의 자본과 자산 적정성 지표가 개선되는 가운데, 생산적 금융 기조 속에서 다시 지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의 자본과 자산 적정성 지표가 개선되는 가운데, 생산적 금융 기조 속에서 다시 지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금융그룹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위험가중자산(RWA)이 하락하고, 보통주자본비율(CET1) 개선세에 탄력을 받는 등 자본적정성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을 줄이는 등 RWA 관리 강화 노력을 이어온 것이 반영된 결과다. 다만,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전환 기조로 기업 대출을 늘려야 하는만큼, 자본비율이 다시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의 2분기 CET1은 12.76%로, 전년 동기(12.04%) 대비 0.72%p 상승했다. CET1은 보통주 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비율로, 은행의 자본 건전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안전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금융의 CET1은 4대 금융그룹(KB국민·신한·하나·우리) 중 가장 낮지만, 상승률은 가장 높았다. KB금융그룹은 13.74%로 전년(13.60%)보다 0.14%p 올랐으며, 신한금융은 13.59%로 전년(13.06%) 대비 0.53%p 상승했다. 하나금융은 13.39%로 전년(12.80%)과 비교해 0.59%p 올랐다.

자본적정성 개선의 배경에는 RWA 축소가 자리한다. 우리금융의 2분기 기준 RWA는 186조7870억원으로, 전년(187조9570억원)보다 0.6% 줄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281조7900억원, +0.6%), 신한금융(340조5950억원, +2.2%), KB금융(354조2304억원, +6.0%)은 일제히 증가했다.

우리금융의 자본적정성 지표가 개선된 건 상대적으로 위험가중치가 높은 대출자산을 줄인 것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기준 우리금융의 가계대출(147조6128억원)은 전년 말보다 2.2% 증가했는데, 안정성이 높은 담보대출(120조6440억원)이 3.3%나 늘어났다.

특히 상대적으로 위험 부담이 높은 중소기업대출이 크게 줄었다. 우리금융의 기업대출(179조12억원)은 전년 말 대비 1.1% 감소했으며, 이 중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대기업대출(52조9005억원)은 0.9% 증가했다. 반면 중소기업대출(126조1007억원)은 5.5% 하락했다. 특히 중소법인대출(81조1380억원)이 3.2% 감소했고, 소호(SOHO)대출(44조9627억원)은 9.4% 줄었다.

문제는 정부의 정책 기조다. 하반기 기업대출 확대가 불가피한 만큼, 위험도가 높은 중소기업대출도 다시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이 CET1 비율을 지켜내기 위해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상반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우리금융은 CET1을 12.5%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방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기업대출 부문은 위험자산 측면에서 관리하되 자산 리밸런싱 등을 지속 추진하고, 신성장 기업이나 소상공인 지원을 지속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중소기업통'으로 통한다는 점도 중소기업대출 확대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취임한 정 행장은 우리은행의 중소기업전략부장과 본점영업부 본부장, 중소기업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지낸 중소기업금융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정진완 행장은 취임 직후 중소·소상공인 지원역량 강화를 표명하며 '포용적 금융 플랫폼'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제조업과 서비스업, 내수기업과 수출기업 등 모두가 상생하는 진짜 포용금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올해 안에 포용적 금융 플랫폼의 가입 회원사를 10만곳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리테일 비중이 높은데, 기업대출 부문을 늘리는 것이 당장 건전성 지표가 일부 줄어들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수익성과 자산포트폴리오 다변화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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