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황준익 기자] 서울 강남구 압구정4구역이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공식 지정·고시되면서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들어간다. 조합은 내년 초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할 예정인 만큼 강남권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압구정에 깃발을 꽂으려는 건설사들의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11일 압구정4구역에 대한 정비구역·정비계획 결정(변경),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 및 특별계획구역4 세부개발계획 결정 및 지형도면을 고시했다.
압구정4구역 재건축은 준공 후 약 45년이 넘은 현대 8차와 한양 3·4·6차로 구성된 1341가구 아파트를 정비하는 사업이다. 재건축을 통해 용적률 300% 이하, 9개 동 1664가구(공공주택 193가구 포함), 최고 높이 250m(70층 내외) 주거단지로 탈바꿈한다.
앞서 압구정4구역은 지난 7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 정비사업 등 수권분과위원회에서 정비구역·정비계획 결정안이 수정 가결된 바 있다.
이번 고시로 압구정4구역은 통합(건축)심의, 사업시행계획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 등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우선 조합은 올해 하반기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내고 내년 초 총회를 열 계획이다.
압구정4구역 조합장은 "우리 구역은 향후 정부의 어떠한 재건축 정책 변경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사업을 원활히도 추진할 수 있는 법적 발판이 마련됐다"며 "하반기 시공자 선정 입찰공고와 내년 초로 예정된 시공자 선정 총회 로드맵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압구정2구역에 이어 4구역도 하반기 시공사 선정에 나서면서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등 다수의 건설사가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2구역은 현대건설과의 수의계약이 유리하고 3구역은 '압구정 현대'의 색이 가장 짙다"며 "4구역은 규모도 2000가구 미만 인데다 '현대' 이미지가 타 구역 대비 약해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 욕심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압구정4구역 재건축에 속도가 붙자 집값도 상승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압구정현대8차 전용 111.5㎡의 경우 지난 6월 62억1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2월 43억원과 비교하면 20억원가량 올랐다. 한양6차도 전용 106.71㎡가 지난 7월 65억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3월 46억5500만원에서 크게 띄었다.
현재 압구정동 일대는 미성·현대·한양아파트가 6개 구역으로 나눠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2~5구역은 신속통합기획 방식이다. 지난해 11월 2구역에 이어 4구역이 두 번째로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다. 속도가 가장 빠른 2구역은 오는 27일 총회를 통해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3구역은 지난해 11월 제출한 정비계획변경안의 고시를 기다리고 있다. 대지 지분정리도 마무리 지어야 한다. 5구역은 지난달 정비계획안 심의를 통과했다.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2~5구역은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어 가격이 크게 올랐고 매물은 거의 없다"며 "3, 5구역은 지분 문제가 있지만 조합원들은 큰 걸림돌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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