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화' 집중한다던 무신사, IPO 앞두고 사업 확장 어디까지?
  • 문은혜 기자
  • 입력: 2025.09.12 00:00 / 수정: 2025.09.12 09:28
수익성 검증 안된 카테고리로 영역 확장 시동
몸값 올리려는 단기 IPO 전략, 장기적 가치와 충돌할수도
기업공개(IPO)를 앞둔 무신사가 문어발식 영역 확장에 나서며 눈길을 끌고 있다. /문화영 기자
기업공개(IPO)를 앞둔 무신사가 문어발식 영역 확장에 나서며 눈길을 끌고 있다. /문화영 기자

[더팩트 | 문은혜 기자] 무신사가 문어발식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패션 외에 생활용품, 뷰티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동시에 꽃 소매업, 안경 소매업, 리조트호텔 사업관리업 등을 할 수 있는 상표권까지 출원했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위한 적자 자회사 등을 정리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계획과 달리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자 일각에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최근 '무신사 스탠다드 호텔', '무신사 스탠다드 아이웨어', '무신사 스탠다드 플라워', '무신사 스탠다드 레지던스', '무신사 스탠다드 리빙' 등 상표권을 다수 출원했다.

해당 상표권의 지정상품으로는 리조트호텔 사업관리업, 호텔기업경영업, 꽃 소매업, 안경 소매업, 선글라스 소매업 등이 포함됐다. 상표권 출원과 관련해 무신사는 "상표명 선점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상표권 출원 외에도 무신사는 자체브랜드(PB)인 '무신사 스탠다드'에 '홈(Home)' 카테고리를 신설해 각종 생활용품을 판매 중이다. 또한 방송인 노홍철과 '재밌는걸참좋아하고하고싶은거하는노신사'(노신사)라는 신규 법인을 만들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사업도 시작했다.

무신사의 이같은 행보에 업계에서는 IPO를 앞둔 무신사가 몸값을 최대로 인정받기 위해 패션 외에 생활용품, 뷰티, 리빙 등으로 영역을 넓히기 시작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패션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종합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시도가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통할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나 디자인 등 측면에서 차별점이 있지 않는 이상 소비자들이 무신사에서 굳이 생활용품을 사야 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쿠팡, 다이소, 올리브영 등 경쟁업체들이 포진하고 있는 시장에서 무신사가 어떤 차별성을 제시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것. 이에 일각에서는 무신사의 성급한 사업 다각화가 자칫하면 패션 플랫폼 정체성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사업 다각화는 IPO를 앞두고 내실을 다지기 위해 적자 사업은 정리하겠다는 방침과도 배치되는 행보라 눈길을 끈다.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IPO를 공식화한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중 적자가 나고 있던 자회사가 일부 있기는 했지만 올해를 기점으로는 없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무신사는 적자 자회사를 정리하면서 동시에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사업 확장에도 나서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사업 규모를 키워 성장성을 부각하려는 무신사의 단기 IPO 전략이 장기적인 가치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테고리 확장은 매출 그래프를 단기적으로 올릴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정체성을 훼손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현재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하고 상장 절차에 돌입한 상황이다. 기업가치는 10조원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이는 2년 전 투자 평가액(3조5000억원)의 세 배 수준이라 일각에서는 무리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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