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운협회, 포스코 HMM 인수 반대…"산업 생태계 파괴"
  • 최의종 기자
  • 입력: 2025.09.11 11:28 / 수정: 2025.09.11 11:28
"주요국은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
포스코그룹이 HMM 인수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한국해운협회(협회)는 산업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철회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TTIA)에 기항하는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호. /HMM
포스코그룹이 HMM 인수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한국해운협회(협회)는 산업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철회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TTIA)에 기항하는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호. /HMM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포스코그룹이 HMM 인수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한국해운협회(협회)는 산업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철회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회는 "포스코그룹이 해운업에 진출해 물류비 절감 등 그룹 시너지를 끌어내겠다는 복안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준비를 위해 삼일PwC, 보스턴컨설팅그룹 등과 계약을 맺고 대규모 자문단까지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협회는 1954년 4월 사단법인 대한선주협회로 만들어져 국가해운정책에 부응하며 한국 외항해운업 경제적, 사회적 지위 향상과 국제 활동 촉진 등을 설립 목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올해 1월 박정석 고려해운 회장이 34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협회는 세계 컨테이너 해운시장이 소수 초대형 선사에 의해 과점화되고 있고, 주요국이 주력 해운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는 점을 언급했다. 외국 선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HMM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철강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포스코에 HMM이 편입되면 해운 전문기업에 투자보다는 주력 산업의 보조 기업으로 전락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철강산업이 어려워지면 HMM이 희생될 수가 있다고 했다.

또한 포스코는 해운업에 진출하면 모기업의 철광석 등 대량화물 운송을 시작으로 철강 제품 수송까지 확대할 것이라며 국내 기존 선사는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등 해운 생태계가 파괴돼 해운산업 근간이 와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에서 지난 1980년대 이후 거양해운(제철원료), 호유해운·성운물산(원유), 동양상선(시멘트) 등 약 10개 이상 대기업 해운자회사 실패 사례도 언급했다. 대량화주가 해운업에 진출하면 운송비용 절감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협회 주장이다.

협회는 포스코 해운업 진출이 물류정책기본법상 국가의 제3자 물류 육성 정책과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물류정책기본법은 국토교통부 장관이 해양수산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협의해 화주 기업과 물류기업 제3자 물류 촉진을 위한 시책을 수립·시행·지원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양창호 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은 "포스코가 HMM을 인수하고, 제철 원료 제품까지 자기화물 운송을 한다면 운송비 증가로 인해 물류비가 증가할 것"이라며 "컨테이너선 분야에 전문성이 부족해 효율이 크게 떨어져 국내 해운산업 근간이 와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bell@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