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고공행진했던 증권주와 함께 은행주도 동반 상승했지만, 세제 개편안에 대한 실망감으로 조정을 거친 뒤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 현행 유지 기대감에 다시 반등하는 흐름을 보였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으로 유지한다는 기조를 보이면서, 증권·은행주가 다시 힘을 받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2분 기준 KRX증권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6%(5.37포인트) 내린 1479.39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6거래일 연속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한 영향이다. 이 지수는 직전 3거래일간 각각 2.10%, 7.19%, 4.12%씩 오르며 단기간 급등세를 보였다.
KRX증권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종목들은 대부분 하락하고 있다. 지수 구성 종목 대부분이 하락세다. 한화투자증권(-1.62%), 미래에셋증권(-1.54%), 한국금융지주(-1.00%) 등이 1% 넘게 밀리고 있다.
앞서 증권주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정부의 주주환원 확대 정책에 힘입어 크게 상승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일(6월4일)에는 KRX증권지수가 하루 만에 8.02% 급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달 1일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는 세제 개편안을 내놓자, 지수는 다음 날 6.47% 급락했다. 이후 대주주 기준이 현행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며 다시 급등세를 탔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00일차 기자회견에서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며 국회 논의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여야가 모두 현행대로 50억원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50억원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증권주와 은행주가 정책 모멘텀에 힘입어 반등해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은행주 역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같은 시간 KRX은행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41%(5.00포인트) 내린 1216.58에 거래 중이다. 지난 9~10일 이틀간 각각 2.04%, 4.31% 오르며 단기 급등한 바 있다.
KRX은행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종목들도 대부분 내리고 있다. 우리금융지주(-1.55%), KB금융(-1.28%) 등은 1% 넘게 하락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증권·은행주 모두 정책과 펀더멘털 모멘텀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나증권 고연수 연구원은 "증권업종 주가는 실적보다 정책 모멘텀에 좌우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상법 개정안 외에도 발행어음·종합금융투자계좌(IMA) 사업 인가, 국민성장펀드 조성 등 제도적 지원이 병행되면서 실적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에 대한 우려 또한 완화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증권업종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Overweight)로 유지했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은행업은 펀더멘털이 본격적으로 개선되는 구간에 임박했다고 판단한다"며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라 적극적인 소통과 환원으로 자본의 효율적 관리를 추구하고 있고 KB금융을 필두로 주주환원에 상단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모습을 보인 만큼 적정 가치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