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안착하려면 유동성 확보와 더불어 자본보전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특히, 국내 결제 인프라는 이미 효율적이기에 기업간거래(B2B)·외환거래 영역에서 맞춤형 전략이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9일 폴 밴시스 팍소스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성장 총괄과 로스 에드워드 리플 글로벌 금융기관 담당 시니어 디렉터는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업비트 D 컨퍼런스(UDC)'에 참석해 '제도권 금융과 블록체인의 만남 - 스테이블코인'을 주제로 좌담을 가졌다. 사회는 이종섭 서울대학교 경영대 교수가 맡았다.
이 교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필요성이 무엇인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등 이미 활용되는 코인과 관련해 벤치마킹한다면 주의할 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폴 밴시스 총괄과 로스 에드워드 디렉터는 발행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폴 밴시스 총괄은 "원화나 달러 같이 법정화폐와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자본보전과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달러 혹은 다른 법정화폐 연동 스테이블코인이라도 제일 첫번째 목표는 자본보전과 유동성 확보"라고 설명했다.
로스 에드워드 디렉터는 "달러는 기축통화고 원화는 로컬통화다. 따라서 원화가 가지는 특징이 무엇인지, 활용될 경우 경제 안정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로스 디렉터는 "일반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은 결제 효율성 측면에서 다가가기도 하는데, 한국은 국내 지급결제 시스템은 매우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내부 결제에 스테이블코인 발급 필요성은 낮다"면서 "필요하다면 외화 FX거래 혹은 기업대기업(B2B) 영역에서 지급결제 영역 연결성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스테이블코인이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서는 비효율적인 전통금융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폴 총괄은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돈을 움직이는 방법이 너무 비효율적이었다"면서 "현재 비즈니스 환경이나 커뮤니케이션 방법 등을 생각해보면 금융분야에서 돈을 움직이는 방식은 너무 옛날 방식이었기에 일상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속도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도권에 있는 금융사들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최근 유행을 주도했다고 덧붙였다.
폴 총괄은 "2023년 페이팔에 있을 때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준비했었다"면서 "4억명이 넘는 사람 이용 지급결제시스템을 다루는 회사였는데, 미국 당국의 규제와 다른 규제 당국들로부터 받게 된 질문 많이 받기도 하고, 다양한 논의가 촉발됐다"고 설명했다.
로스 디렉터는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가상자산 거래가 막 확대될 당시 가상자산시장에서 은행은 굉장히 큰 장해물이었으며, 법정통화를 가상자산거래소로 옮기고 환전하는 등이 가장 어려웠다"면서 "스테이블코인은 지급결제와 환전을 가장 쉽게 해결할 수 있어 크게 관심이 높아졌고, 기존 지급결제시스템에 비해 효율성도 매우 높았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지니어스법 통과도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에 영향을 끼쳤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폴 총괄은 "지니어스법 통과는 전통금융에서도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도입과 수용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만들어줬다"면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는 사람들이나 금융기관은 규제상 확실성이 필요한데, 이런 의미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로스 디렉터는 "제도권에 편입 되면서 규제의 명확성이 생겼고, 이런 명확성과 확실성에 대해 지니어스법이 큰 역할을 했다"면서 "기본 시스템은 유지하되, 투자자들과 소비자보호에 대한 규정도 많이 설립해 시장이 더 효과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의 목적과 품질을 잘 인식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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