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없이 헌 집을 새 집처럼…건설사들 "구축 고쳐드립니다"
  • 공미나 기자
  • 입력: 2025.09.09 14:47 / 수정: 2025.09.09 14:47
삼성물산 '넥스트 리모델링'·현대건설 '대수선 신사업'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존 건축물의 구조를 유지하며 주거 성능을 신축 아파트 수준으로 거듭나게 하는 사업인 넥스트 리모델링를 론칭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존 건축물의 구조를 유지하며 주거 성능을 신축 아파트 수준으로 거듭나게 하는 사업인 '넥스트 리모델링'를 론칭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더팩트 | 공미나 기자] 2000년대 지어진 아파트들이 재건축 가능 연한인 30년차 진입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단지가 구조 안전성이 높아 재건축 안전진단 등급을 받기가 어렵고, 고밀도로 지어져 재건축 사업성이 낮은 편이다. 이에 주요 건설사들 2000년대 준공된 아파트를 겨냥한 수선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은 최근 2000년대 준공된 아파트들을 고쳐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삼성물산은 기존 건축물의 구조를 유지하며 주거 성능을 신축 아파트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도심 재생 솔루션 '넥스트 리모델링(Next Remodeling)'을 론칭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2000년대 초중반 준공한 12개 아파트 단지와 이 사업 관련 파트너십 구축 행사를 가졌다.

이 사업은 물리적 성능에 앞서 사회적 성능 노후화로 불편을 겪고 있는 아파트 단지가 대상이다. 기존 골조를 활용하면서 내·외관 디자인을 완전히 새롭게 하고 스마트 성능 서비스를 구현해 하이엔드급 주거 구현을 목표로 한다.

넥스트 리모델링은 재건축에 비해 사업기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건물의 구조를 유지하기 때문에 안전성 검토 등의 인허가 기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공사도 2년 이내로 가능하다. 기존 건물 철거가 없어 자원을 절약하고 안전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장점이다. 또한 넥스트 리모델링을 통해 신축 브랜드 아파트로 재탄생하면서 아파트 자산 가치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 연구위원은 "공동주택의 비중이 높은 도심 고밀도 주거환경에서 고층아파트의 노후화는 매우 복합적인 문제이며 사회와 업계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라며 "넥스트 리모델링이 철거 후 신축이라는 도심 재생의 기존 인식을 전환해 도심기능회복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건설산업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건설은 입주민의 이주 없이 노후 공동주택의 생활 품질과 자산 가치를 높이는 대수선 신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입주민의 이주 없이 노후 공동주택의 생활 품질과 자산 가치를 높이는 '대수선 신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현대건설

현대건설도 입주민의 이주 없이 노후 공동주택의 생활 품질과 자산 가치를 높이는 '대수선 신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이 사업은 노후 단지를 이주 없이 리뉴얼해 신축 수준의 주거 품질과 프리미엄 가치를 실현하는 프로젝트다.

재건축과 리모델링이 각각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주택법’을 적용을 받는 것과 달리 대수선 신사업은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진행된다. 때문에 사업 진행 절차가 간소하고 안정적인 것이 강점이다. 기존 건축물 철거를 최소화해 재건축 대비 건축폐기물 발생이 적고, 이주 없이 공사가 가능해 기존 입주민의 주거 안정성과 거주지역 내 공동체 의식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지난 6월에는 삼성동 힐스테이트 2단지와 신사업 관련 협약식을 체결했다. 준공 18년 차인 이 단지는 주차장 누수, 노후 설비, 커뮤니티 공간 부족 등 노후 단지 공통의 개선 사항을 갖고 있다. 노후 단지의 한계로 인근 신축 단지와 시세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대수선 신사업이 완료되면 시세 차이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준공된 아파트는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보다 시설은 좋지만, 요즘 지어진 신축과 비교하면 서비스 수준이 아쉽다고 평가 받는다"며 "높은 용적률과 각종 규제로 인해 재건축 가능성은 낮아 향후 리모델링·대수선 사업의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mnm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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