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 "하반기 美 2차례 금리 인하…코스피 상승 모멘텀은 제한적"
  • 박지웅 기자
  • 입력: 2025.09.09 14:28 / 수정: 2025.09.09 15:06
“내년 금리 인하 속도는 완만”
“국가부채보다 가계부채가 더 큰 리스크”
“코스피 박스권 ±7% 전망”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5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지웅 기자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5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지웅 기자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하반기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관세 부담과 고용 둔화가 겹치면서 물가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아 하반기 코스피의 상승 탄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제시됐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준이 9월과 12월 각각 25bp(0.25%)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며 "다만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내년 금리 인하 속도는 시장 기대보다 느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외 변수 가운데 '관세'를 핵심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황 센터장은 "의류·가구 등 일부 품목 가격이 이미 상승했고, 서비스 물가 하락폭은 제한적"이라며 "이 상황에서 관세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면 물가가 다시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여름 중 관세발 물가 압력이 드러날 것이라 봤지만 체감 지표 반영은 지연되고 있다"며 "기업이 흡수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으나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미국 고용시장 둔화도 금리 인하 전망을 뒷받침했다. 그는 "제조업 일자리가 4개월 연속 감소했고 신규 일자리 창출도 부족하다"며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연준이 인하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물가가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 인하는 속도를 늦출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환율 전망도 제시했다. 황 센터장은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달러 강세가 꺾이며 원화는 점진적 강세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환율 하락폭이 크지 않으면 외국인 자금 유입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 외국인 자금 약 1조원이 유입됐지만 최근 원화는 달러 인덱스 대비 낙폭이 줄어 '기계적 유입'은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하반기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증권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하반기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증권

국내 경제와 관련해선 '가계 부채' 문제를 강조했다. 그는 "국가 부채보다 가계 부채가 구조적 위험"이라며 "금융통화위원회와 정부의 대출 관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설 경기 부진이 지표를 왜곡했지만 추경과 쿠폰 등 재정 보강책이 3분기 이후 효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시 환경은 유동성 장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과 국내에서 M2(광의통화) 등 유동성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며 "다만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미 10년물 장기금리 하락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S&P500 기대수익률과 장기금리 간 격차가 크지 않아 주식시장의 상방 자극은 예상보다 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전망과 관련해 황 센터장은 "강세장은 유지되겠지만 상단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연간 이익 추정치가 소폭 하향돼 밸류에이션 상단이 낮아졌다"며 "배당·세제 개선, 자사주 소각 기대도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사적 변동 범위를 고려하면 박스권 ±7% 수준으로 하단은 약 3020선, 상단은 3300선 안팎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 전략 측면에선 '선별 투자'를 강조했다. 황 센터장은 "주가가 길게 오르려면 매출 성장과 마진 개선이 동시에 나타나는 기업이 필요하다"며 "중장기 이익 증가율이 뚜렷하고 영업 레버리지가 살아나는 업종·기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유동성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실적 모멘텀이 확인되는 영역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chris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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