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의 공식 임기가 6개월 남짓 남은 가운데 일선 금고를 중심으로 연임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새마을금고의 건전성 문제가 수면 위에 오르면서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9일 새마을금고에 따르면 김 회장의 임기는 다음해 3월 14일까지다. 지난 2023년 12월 취임 후 2년 4개월간 여정이 6개월 남짓 남았다. 당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의 공식 임기는 4년이지만 김 회장의 경우 박차훈 전 회장의 부재로 보궐선거를 치렀다. 박 전 회장의 남은 임기를 수행하는 형태로 취임했던 만큼 상대적으로 짧은 임기를 보냈다.
통상 차기 중앙회장의 하마평이 임기 종료 두달전부터 오르내린만큼 사실상 올해가 김 회장의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1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새마을금고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따르면 앞으로 중앙회장의 임기는 4년 단임로 통일한다. 단, 차기 회장부터 적용하는 사안인 만큼 김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 금고 역사상 마지막 연임 회장이 된다.
아직까지 김 회장은 연임 의지를 공식적으로 피력하진 않은 상황이다. 출사표를 던지기에는 시기상조인 데다 금고의 건전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만큼 연임을 논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우선 과제는 금고를 향한 따가운 시선을 잠식시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새마을금고 1267곳은 1조328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손실폭이 1268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1.13%포인트(p) 증가한 8.37%로 집계됐다.
그러나 일선 금고를 중심으로 김 회장의 연임을 점치는 분위기다. 김 회장은 지난 2023년 3분기 새마을금고가 대규모 인출 사태(뱅크런)로 몸살을 앓던 시기에 회장 직무대행에 올라, 리더십 공백을 메우며 리더로서의 역량을 입증했다. 이후 행전안전부와 소통을 통해 경영혁신안을 도출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있다. 한 차례 더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경영안정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평가다.
유력 경쟁자의 이탈도 김 회장에게 유리한 지형을 만들었다. 최천만 전 부평새마을금고 이사장이 지난 3월 치른 이사장 직선제 선거에서 고배를 마시면서다. 최 전 이사장은 지난 2018년부터 5년여간 새마을금고 복지회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는 등 업계에선 잔뼈가 굵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중앙회장 선거에서는 465표를 받는 등 적지 않은 지지를 받았던 인물이다. 당선된 김 회장과 득표차는 불과 74표에 그쳤다. 그러나 처음으로 치른 이사장 직선제 선거에서 김봉균 현 이사장에게 밀리면서 결국 낙선했다.
한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최 전 이사장의 낙선은 충격적이었다. 업계에서는 무난한 연임을 예상했었다"라며 "이제는 조합원이 경영 실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대가 된 만큼 정말 능력있는 이사장이 살아남을 수 있게 됐다"라고 귀띔했다.
뚜렷한 변수마저 없는 상황이다. 차기 선거에서 후보자간 흑백선전이 이뤄질 수도 있지만, 결과를 뒤집을 정도의 충격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김 회장 취임 후 약 2조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손실을 거둔 것과 중앙회 임원진의 과도한 성과금 등이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러나 김 회장이 경영안정화 시기까지 본인의 임금을 20% 삭감했다는 점과 성과금 또한 이사회를 통해 적법하게 지급했던 만큼 걸림돌이 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 김 회장을 제외하고 일선 이사장들 사이에서 차기 회장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인물은 서울지역금고와 경기지역금고 각각 1곳씩 포진했다. 그중 서울지역금고 A이사장의 경우 평소 중앙회를 향한 비판과 함께 개선안을 요구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해당 금고의 경우 자산규모 1조원에 육박하는 대형 금고로 손꼽힌다. 지난 이사장 선거에서는 단일 후보로 출사표를 던지면서 이사장직에 무혈입성했다.
또 다른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선거 반년을 앞두고 벌써부터 일선 이사장들을 만나러 다니며 소통하는 등 물밑 작업이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김 회장의 경우 산적한 과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분수령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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