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 CEO 만난 이찬진 "모험자본 공급 재강조…보호·통제 우선"
  • 이한림 기자
  • 입력: 2025.09.08 15:46 / 수정: 2025.09.08 15:46
8일 금감원장-금융투자회사 CEO 간담회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회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회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이한림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투자업계 수장들을 만나 증권사나 자산운용사가 부동산 등 대체투자보다 혁신·벤처기업 등 미래 산업을 적극 발굴하는 모험자본 공급을 강화하도록 재차 강조했다.

8일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회사 최고경영인(CEO) 간담회를 열고 모험자본 공급을 비롯해 투자자 보호와 내부통제 강화 등을 주문했다.

이날 자리에는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해 16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CEO가 참석했다. 이 원장 취임 후 두 번째 업계 간담회이자, 전날 금감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독립시켜 금융소비자보호원이 신설된 다음 날 진행된 자리인 만큼 엄숙한 분위기 속 당국이 업계에 강한 메시지를 당부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우선 이 원장은 금융투자업계 CEO들의 노고를 격려하면서도 외형 성장에 맞는 질적 성장이나 투자자 보호 제고 등이 이뤄졌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금융투자업계가 부동산 PF 등 손쉬운 투자에서 벗어나 스타트업·벤처기업에 과감히 모험자본을 공급해야 한다"며 "이는 선택이 아닌 금융투자회사의 존재 이유이자 본연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외형 성장보다 질적 성장과 투자자 편익 제고가 균형감 있게 이루어졌는지는 냉정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사모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 판매 등 대규모 투자자 피해는 상품의 설계·판매·운용 전 과정에서의 문제였다. 이는 고객 보호보다 단기 성과를 중시한 결과라는 비판이 있다"고 덧붙였다.

매번 반복되는 금융투자업계 불공정거래와 내부통제 문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시세조종, 사기적 부정거래, 불법 리딩방 등 불공정거래 행위가 반드시 근절될 수 있도록 금감원도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원장은 "투자자 보호 실패는 금전적 손실과 과징금 등 법적 책임, 평판 리스크, 시장 신뢰 상실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며 "임직원 스스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가족에게 권하기 어려운 상품은 판매를 지양해야 하고, 투자자가 합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상품 설명을 강화해 불완전판매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 CEO가 상품 설계부터 판매, 운용 전 과정에서 사전 예방적 투자자 보호 문화를 주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퇴직연금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퇴직연금사업자인 증권사와 상품공급자인 자산운용사에 대한 가입자의 신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대표적인 라이프사이클 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 중심의 운용을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률이 제고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외에도 증권사 법인지급결제와 신기술사업금융업 추가 등록 허용, 중기특화 증권사 제도의 실효성 제고 등 기업활동의 효율적 지원을 위한 제도 개선 등을 요청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CEO들은 이 원장이 당부한 내용들을 지키기 위해 앞장서겠다고 입을 모았다. 또 인공지능(AI) 등 미래성장 산업에 원활한 자금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업계가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끝으로 이 원장은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여러 의견을 제시해 준 것에 감사하다. 시장 및 업계와 소통을 더 강화해 현장과 떨어지지 않는 감독행정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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