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OK저축은행이 1위 타이틀을 빼앗겼다. 지난 1분기 잠시 SBI저축은행을 제치며 정상에 올랐지만, 불과 한 분기 만에 밀려났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OK저축은행의 총자산은 13조1744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보다 4868억원 줄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1453억원 감소했다. 여·수신이 모두 빠져나가면서 몸집 키우기는 커녕 뒷걸음질한 셈이다. 2분기 수신잔액과 여신잔액은 각각 5961억원, 2315억원씩 줄었다.
반면 SBI저축은행은 자산을 7968억원 늘리며 총 14조2042억원을 기록했다. 늘어난 자산의 94.6%가 수신잔액으로, 공격적인 고금리 전략이 주효했다. 거래자 수도 1만3517명 증가했다.
지난 2분기 업계 순위가 뒤바뀐 배경에는 SBI저축은행의 공격적인 자금 수신이 자리 잡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1분기 수신잔액이 전년말 대비 1000억원 이상 감소하자 2분기에 수신금리를 인상하면서 조달 속도를 높였다. 반면 OK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1분기 수신 잔액이 전년 말 대비 385억원 줄어드는 데 그치면서, 2분기 자금확보에 공들일 필요가 없어졌다. 이날 기준 SBI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연 2.75%로 OK저축은행보다 0.5%포인트 높아 자금 흡수력이 뚜렷하다.
수익성 격차도 벌어졌다. SBI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562억원을 올렸다. 비용절감과 건전성 확보가 주효했다. 특히 PF 연체율을 0.19%까지 떨어뜨리며 위험자산을 대폭 정리했다. 반면 OK저축은행은 여전히 대규모 채권 매각에 의존해 연체율을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22.71%까지 치솟았던 PF 연체율이 5.84%까지 내려왔지만,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해당기간 OK저축은행 고정채권은 1644억원으로 가장 가파르게 감소했으며 회수의문 채권과 추정손실 채권이 각각 164억원, 196억원씩 줄었다.
현재도 OK저축은행은 경공매와 정상화 펀드에 매달리며 채권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적극적인 상·매각 등을 통해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겠단 방침이지만 채권 처분이 아닌 영업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정한 승부처는 하반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 시행으로 2금융권 신용대출이 제한되면서 적극적인 영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비용절감 외엔 뾰족한 해법이 없는 상황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중저신용차주를 위한 서민금융기관이지만, 규제가 이렇게 강화되면 영업을 펼치기 어렵다"며 "OK저축은행의 경우 하반기에는 비용절감 능력에 따라 순위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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