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성과급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는 이날 '낡은 성과급 제도와 변함없는 회사'라는 제목의 공문을 이 회장과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사장) 등 회사 경영진에게 전달했다.
초기업노조는 공문을 통해 "최근 SK하이닉스가 노사 합의를 통해 '영업이익의 10% 성과급 지급'을 확정한 반면 삼성전자는 여전히 투명하지 않은 방식으로 성과급 제도를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성과급 재원을 외부 공표 지표인 '영업이익'에 따라 산정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내부 활용 목적의 '경제적 부가가치(EVA)'에 근거해 마련 중이다. EVA는 세후 영업이익에서 자본 비용을 빼고 남은 것으로, 회사가 필요에 따라 산정 방식을 정할 수 있다.
초기업노조는 "EVA 기준은 직원 누구도 어떻게 계산하는지 알 수 없는 '깜깜이'"라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아무리 높다고 하더라도 특정 목표에 도달하지 않으면 성과급은 '0'이 될 수 있으며, 상한선까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사는 성과급 개선 TF(태스크포스)를 운영해 여러 차례 회의를 했지만 이후 발표나 성과는 전혀 없다"며 "지금 삼성전자 직원들이 느끼는 감정은 실망을 넘어, 허탈함과 냉소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직원들의 사기와 회사에 대한 신뢰는 떨어지지 못해 이미 바닥에 와 있다"며 "회사는 늦었더라도 최소한 변하려는 모습이라도 보여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초기업노조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화재,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전기 등 5개 사업장에 속한 노조들의 연대체다. 이 노조 삼성전자지부에는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조합원이 가입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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