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결정 D-1, 인하냐 동결이냐" 이창용 총재의 선택은?
  • 이선영 기자
  • 입력: 2025.08.27 11:00 / 수정: 2025.08.27 11:00
현 기준금리 2.50%, 채권전문가 대다수 동결 전망
시장 불확실성·가계부채 과열 속 한은의 신중 행보 주목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월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월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지난 7월 10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다수 금통위원들이 향후 3개월 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에서 '속도 조절' 신호를 보내며, 오는 28일 열릴 이번 금통위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시장의 촉각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7월 1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지난 2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인하된 이후 지난달 전원 일치된 의견으로 동결하는 신중한 판단이 내려졌다. 부동산 가격과 가계대출이 지속적으로 오르자 동결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창용 총재는 통화정책 결정문을 통해 "국내경제는 물가 안정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낮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무역 협상 불확실성이 크고,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세도 주된 고려 대상"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이 수도권 지역에서 번져나가면 젊은층 절망감부터 시작해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며 "가계부채가 소비와 성장을 많이 제약하는 임계 수준에 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올해 2분기 가계빚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의 '2025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대출의 2분기 말 잔액은 1832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 1809조5000억원보다 23조1000억원 늘어났다. 증가액이 전 분기 3조9000억원의 약 6배에 이른다. 이처럼 빠른 속도의 부채 확대는 한은이 금리 인하 신호를 주저하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당시 한은의 금통위원들은 이 총재를 제외하고 6명 중 4명이 향후 3개월 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2명은 미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 등 금융 안정 이슈를 고려해 동결을 선호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오는 28일 열릴 금통위에서 한은이 금리 인하보다는 또다시 동결하거나 점진적 인하 신호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난 7월 금통위에선 가계부채 상황과 한미 간 금리 격차 등을 고려해 금리를 동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금리 결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격차를 더 벌린다면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 등의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이후 기준금리를 4.25~4.50%로 유지하고 있으며 한미 간 금리 격차는 현재 상단 기준 2.00%포인트 수준이다.

연준의 9월 금리인하가 확실시되고 있는 현 시점에 한은은 미국의 금리인하 재개를 확인한 뒤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통화 정책과 관련해 "현재 통화정책이 제약적인 영역에 있으며, 기본 전망과 리스크 균형의 변화에 따라 정책 조정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9월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연준의 9월 인하가 확정될 경우 한은의 10월 인하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장에서는 오는 28일 열릴 금통위에서 한은이 금리 인하보다는 또다시 동결하거나 점진적 인하 신호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선영 기자
현재 시장에서는 오는 28일 열릴 금통위에서 한은이 금리 인하보다는 또다시 동결하거나 점진적 인하 신호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선영 기자

다만, 1분기 마이너스 성장(역성장)을 기록한 경제 상황과 물가가 2%대에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 정부의 재정 부양책 기대감 등이 금리 인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채권전문가들은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현 수준인 2.50%로 동결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경기 둔화 요인에도 불구하고 정책 불확실성과 금융안정 이슈가 여전히 더 크게 평가된 셈이다.

금융투자협회는 '9월 채권시장지표'를 통해 설문응답자의 84%가 오는 28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답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경기 하방 우려 지속에 따라 인하 응답이 직전 조사 대비 증가했으나, 가계부채 및 부동산 시장 불안정이 지속되고 외환시장 변동성도 확대되면서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 예상이 우세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에는 응답자의 93%가 동결을 전망했으며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2.5%로 동결되기도 했다.

이에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과 부동산시장 상황 등을 감안할 때 동결이 무게를 둘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 가계부채 증가 등과 같은 요인들의 안정 여부를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어 이번 달에는 동결을 예상한다"며 소수의견 없는 만장일치 동결 결정을 예상했다.

공 연구원은 "6·27 대책 이후 다소 진정되는 양상이나 통화당국의 입장에서는 추세적인 안정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좀 더 해당 지표들이나 상황들을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6·27 긴급 가계부채 점검회의 이후 가계부채 여건과 주택가격 상승세를 고려하면 지금이 추가 인하에 나설 적기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며 "추가 기준금리 인하는 단행될 것으로 판단하지만, 이번 8월보다는 10월 인하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진단했다.

최근 이 총재의 발언에서도 집값과 가계부채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하다.

이 총재는 지난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과열 양상을 보였던 수도권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6·27 대책' 이후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높은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추세적 안정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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