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최근 한화생명과 흥국생명 등 생보사들이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 참전했다. 보험업황이 위축되는 가운데 자산운용 역량을 강화하고 부동산 투자 부문 시너지를 확대하는 등 보험 외 분야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은 최근 이지스자산운용 경영권 매각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두 보험사 외에는 대신증권과 싱가포르계 부동산투자사 캐피탈랜드가 인수전에 참여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국내 1위 부동산 자산운용사로, 부동산 펀드 운용규모가 약 66조원, 순자산(AUM)은 30조원에 육박한다. 시장에서는 지분 100% 기준 기업가치를 약 8000억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의 이지스자산운용 인수 시도는 보험 이외의 분야에서의 포트폴리오 강화가 목적이다.
특히 한화생명의 경우 순이익과 자산운용이익률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 한화생명의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46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8% 감소했으며, 운용자산이익률이 3.2%로 생보사 평균 이익률(3.5%)보다 낮다.
부동산 투자에 강점이 있는 이지스자산운용을 인수하면 기존 계열사 자산운용사와의 시너지가 나타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화생명은한화자산운용을 자회사로 두고 있지만, 종합자산운용사 성격이 강하다. 이지스운용은 국내 부동산펀드 점유율 1위인 점에서 차별성이 크다.
특히 한화생명은 김승연 회장의 차남 김동원 사장이 최고글로벌책임자(CGO)로 있으면서 해외 금융사 인수 등 글로벌 시장 진출과 더불어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한 '종합금융그룹' 구축을 적극 추진해왔다. 이지스운용 인수 역시 종합금융그룹 전략의 일환이라는 평가다.
태광그룹 계열인 흥국생명도 이미 흥국자산운용, 흥국리츠운용과 같은 자산운용 계열사가 있어 부동산 투자에 특화된 이지스자산운용이 계열사 간의 시너지 효과를 더욱 극대화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저성장·저출산 구조와 더불어 금리 인하기 돌입,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생명보험사들의 업황의 부진한 상황"이라며 "자산운용사를 인수해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해 수익률을 높이고 금융그룹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인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투자은행업계(IB)에서는 한화생명과 더불어 현재 이지스자산운용의 2대 주주인 대신증권의 2파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현재 2대 주주인 대신증권은 자산운용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인수 시 경영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대신증권은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강점을 가진 증권사"라며 "업계 1위 운용사의 독립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증권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