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내재화'의 중요성을 지속 강조하고 있다. AI를 중심으로 산업 지형이 바뀌는 시점에 맞춰 일하는 방식도 변화하는 등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 수 있는 혁신 조직문화를 구축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0일 폐막한 이천포럼 2025에서 구성원들에게 AI 시대 경쟁력 확보 방안을 제시했다. 이 대목에서 특별히 강조한 부분은 'AI 체화'다. 그는 "이제는 AI·디지털전환(DT) 기술을 속도감 있게 내재화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어야 하는 시대"라며 "구성원 개개인이 AI를 친숙하게 가지고 놀 수 있어야 혁신과 성공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구성원들을 향해 AI 내재화를 당부하는 것은 최근 흔하게 볼 수 있는 기업 풍경이다. 삼성전자 역시 AI를 중심으로 한 업무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은 지난 21일 타운홀미팅을 열고 "AI의 급속한 발전과 확산으로 전자산업이 전례 없는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며 "비즈니스 전략, 일하는 방식, 고객과 만나는 접점까지 새롭게 정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LG전자를 이끄는 조주완 대표이사 사장도 지난달 전 구성원 대상 인공지능전환(AX)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그는 "AI가 4차 산업혁명을 리딩하는 범용 핵심 기술로서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기업에는 단순한 업무 방식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일의 본질 자체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AI와 함께 더 나은 방식으로 일하고 조직 전체가 그 흐름 위에서 지속적인 변화와 진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의 경우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강력한 의지 아래, 전 계열사가 조직 내 'AI 입히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불필요한 업무 관행을 없애고, 효율성·생산성을 높여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자는 것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AI 내재화에 '진심'인 기업인이다. 그는 "본격적인 AI 시대를 맞아 비즈니스 모델 창출과 비용 절감 등 유의미한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AI 내재화에 집중하자"고 밝혔다. 신 회장의 뜻에 따라 롯데그룹은 지난 5월 사업 전 과정에서 모든 임직원이 준수해야 하는 AI 윤리헌장을 선포하기도 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도 마찬가지다. 지난해부터 AI를 업무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당부 메시지를 지속해서 전하고 있다. 일반 구성원뿐만 아니라 사장단이 직접 AI 활용법을 배우는 외부 강의와 내부 행사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 사장단·임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회의에서는 "우리는 독자적인 AX 플랫폼 미소(MISO)를 개발하고 AI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임원들은 구성원들이 다양한 액션을 실행해 볼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산업군에서 AI를 활용해 업무 혁신을 이뤄내려는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에코프로는 지난달 지주사에 AI혁신실을 만들었다. AI를 도입해 제조 비용을 줄이고 연구개발 역량을 확충하겠다는 포석이다. 고려아연도 이달 초 AI전략팀을 만들어 AI 기술을 활용한 업무 고도화 역할을 맡기는 등 '스마트 제련소 전환'에 속도를 붙였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지난 13일 전사적 AI 역량 강화를 위해 사내 AI 전문가 'AI 크루' 200명 양성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기업들의 목표는 지속 성장을 위한 새로운 가치, 차별적 가치의 창출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위해 새로운 도구인 AI를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구성원들이 AI를 새로운 업무 파트너로 여길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라며 "구성원들의 AI 활용력이 곧 기업 경쟁력이 됐다"고 밝혔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