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1지구 수주전 막 올랐다…'입찰지침' 논란에 삼파전 성사될까
  • 황준익 기자
  • 입력: 2025.08.22 11:01 / 수정: 2025.08.22 11:01
10월 입찰 마감, 공사비만 2조1000억
GS·현대·HDC '군침'…"특정사 유리 입찰지침" 우려도
성수1지구 재개발 조합은 지난 21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다. 성수1지구 일대. /황준익 기자
성수1지구 재개발 조합은 지난 21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다. 성수1지구 일대. /황준익 기자

[더팩트|황준익 기자]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과 함께 올해 하반기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가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일찌감치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 의사를 밝힌 가운데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신경전도 치열하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수1지구 재개발 조합은 지난 21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다.

오는 29일 현장설명회를 열고 10월 13일 입찰을 마감한다. 입찰보증금은 1000억원으로 전액 현금 납부다. 예정 공사비는 ㎡당 1132만원으로 총 2조1540억원에 달한다. 시공사 선정총회는 11월께 열릴 예정이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일대의 총 4개 지구로 구성돼 있다. 대지면적 16만평에 총 55개 동, 9428가구(임대주택 2004가구 포함)의 공동주택이 들어서는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다. 지난 3월 지구단위계획(정비계획) 결정이 고시됐다.

이 중 1지구는 지하 4층~지상 69층, 17개 동, 3014가구로 탈바꿈한다. 사업 규모가 가장 큰 데다 서울숲 인근, 압구정 접근성 등 입지가 우수하다. 일반분양 비율이 높아 사업성이 좋다는 평가도 받는다. 사업 속도도 가장 빠르다.

현재 성수1지구에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GS건설이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 GS건설이 성수1지구에 가장 오랜 시간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조합의 입찰 지침이 경쟁 입찰을 제한한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18일 조합 입찰 지침과 관련해 △조합원 로열층 우선분양 제안 금지 △입주 시 프리미엄 보장 제안 금지 △조합원 분양가 할인 제시 금지 △과도한 입찰자격 무효 및 자격 박탈 △과도한 책임준공 의무 강제 등 독소 조항들이 다수 포함됐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조합에 "해당 지침 내용들을 과도한 제한으로 각 사 역량을 모두 발휘한 사업제안을 제출할 수 없어 입찰 변별력을 확보할 수 없다"며 "과도한 제한 지침을 완화해 공정하고 명확한 지침으로 열린 경쟁 입찰을 위해 재검토를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개별 조합원 담보가치 총액 이내에서만 이주비 제안 △대안설계 등 플러스 아이디어 제안 금지 △조합 입찰안내서와 시공사 입찰제안서 상충 시 조합의 임의 결정 등 조합 입찰 제약사항에 재고를 요청했다.

조합 내부에서도 "독소 조항으로 가득한 입찰 지침서는 특정 건설사를 위한 수의계약용 지침서"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뒤늦게 뛰어든 만큼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야 하는데 입찰 지침이 까다롭다 보니 우려를 표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성수1지구 재개발 조합
업계에서는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뒤늦게 뛰어든 만큼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야 하는데 입찰 지침이 까다롭다 보니 우려를 표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성수1지구 재개발 조합

업계에서는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뒤늦게 뛰어든 만큼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야 하는데 입찰 지침이 까다롭다 보니 우려를 표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오랜 기간 공을 들인 압구정2구역의 경우 삼성물산이 뒤늦게 뛰어들며 대안 설계를 통해 조합원 표심을 잡으려 했지만 조합이 이를 막으면서 입찰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GS건설은 성수1지구 수주를 위해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의 설계사인 '데이비드 치퍼필드 아키텍츠'와 손을 잡았다. 지난달에는 하나은행과 금융협약을 맺었다.

현대건설은 설계 파트너로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글로벌 건축설계 그룹 SMDP를 택했다. 성수동에서 206m 높이의 주상복합단지 '아크로 서울포레스트'를 설계한 곳이다.

정보현 NH투자증권 Tax센터 부동산 수석연구원은 "모든 구역이 평지에 영구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압구정과 강남지역 접근성이 좋다"며 "'트리마제'가 가격 바로미터로 작용하는데 규제 완화와 사업 진행에 따라 향후 가치는 그 이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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