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올해 상반기 대형보험사들 중에서 삼성생명이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생명보험사들이 취급하지 않던 건강보험 등 '제3보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보험손익이 개선된 것이 반영된 결과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요 생보사 5곳(삼성·교보·한화·신한·농협생명)의 별도 기준 순익은 총 2조4654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5871억원) 대비 4.7% 감소했다.
대형 생보사 중에서는 삼성생명이 사실상 유일한 실적 성장을 이루었다. 삼성생명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39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교보생명, 한화생명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5.4%, 30.8% 감소한 5824억원, 46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생명의 순이익 성장은 보험손익이 반영된 결과다. 삼성생명의 올해 상반기 보험손익은 83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했다. 반면 한화생명은 1759억원으로 36% 감소했고, 교보생명도 2536억원으로 32.5% 줄었다. 신한라이프는 3754억원으로 7.5% 감소했으며 농협생명도 2002억원으로 28.9% 하락했다.
삼성생명의 상반기 건강보험 신계약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배수는 16.6배로 전년(16.3배)보다 개선됐다. 일반적으로 신계약 CSM 배수가 커질수록 상품 수익성이 높다고 해석한다.
이중 제3보험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삼성생명의 건강보험 신계약 CSM은 1조1410억원으로 전년 동기(8940억원) 대비 27.6% 증가했다. 업계 최초로 중입자항암치료비 등 인기 담보를 선제적으로 출시하면서 시장 경쟁력을 제고한 것이 반영된 결과라고 삼성생명 측은 설명했다.
제3보험은 생명보험이나 손해보험 가운데 어느 한 영역으로 지정하기 어려운 상해보험, 질병보험, 간병보험 등을 지칭한다. 생보사들은 최근 주력 상품이던 종신보험에 대한 수요가 하락하자 지난해부터 제3보험 상품을 출시하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향후 생보사들은 건강보험 중심의 제3보험 상품 비중 확대에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KDB생명은 최근 제3보험 포트폴리오 재편을 선언하고 전담 조직 구성해 판매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공개했다. 지난 3월 새로 부임한 김병철 KDB생명 수석부사장이 주도해 상품, 영업조직 등 영업별 현황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개선 과제를 발굴해 나간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 인구 고령화와 더불어 건강관리 수요 증가, 의료기술 발달 등으로 인해 제3보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성 높은 보장성보험을 늘려 수익성을 개선하고,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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