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포스코그룹이 인도 JSW그룹과 현지 제철소 건립과 관련한 세부적인 내용을 합의했다. 여러 차례 시도하다가, 무산됐던 현지 제철소 건립 시도가 이번에는 성공할지 관심이다.
21일 인도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오디샤주 정부는 이달 초 키온자르 지구에서 JSW스틸과 포스코 합작 투자로 건설되는 46억달러 규모 일관제철소를 위한 토지 인수 절차를 시작했다. JSW스틸과 포스코는 주정부가 토지를 인수하는 데 자금을 예치해야 한다.
앞서 포스코그룹과 JSW그룹은 지난해 10월 철강, 이차전지소재, 재생에너지 분야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장인화 회장이 사잔 진달 JSW그룹 회장과 직접 협약을 맺으며 그룹 미래 먹거리 찾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있었다.
포스코그룹과 JSW그룹은 지난달 9일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사장과 자얀트 아차리야 JSW스틸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주요 조건 합의서(HOA)를 체결하며 협력 내용을 구체화했다. 오디샤주를 주요 후보지로 선정하고, 조강생산량은 600만톤으로 결정했다. 지분은 각 50%다.
업계에서는 2000년대 중반부터 현지 프로젝트를 시도했던 포스코그룹이 성공할지 관심을 두고 있다. 인도 정부는 2017년 국가 철강 정책을 발표하며 2030~31년까지 자동차용 강판과 특수강·합금에 자국 내 수요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2005년 오디샤 주정부와 제철소를 짓기로 MOU를 맺었으나 무산됐다. 당시 1400만㎡ 부지가 필요했는데, 토지 취득에 대해 주민 반발이 거셌다. 결국 포스코는 2017년 철수하기로 했다. 2022년 인도 아다니 그룹과 손잡고 다시 추진했으나 또다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포스코그룹은 인도 시장 잠재력을 계속 주목했다. 인도 마하라슈트라에 180만톤 규모 냉연·도금 공장과 델리, 첸나이 등에 5개 철강 가공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과거와 독자적으로 제철소를 지으려는 것과 달리 JSW그룹과 손잡으면서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JSW스틸은 포스코와 함께 공장 위치와 투자 조건, 자원 가용성 등을 확정하기 위해 세부 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있다. 과거와 달리 부지를 무리 없이 매입해 본격적인 건립에 착수할 수 있을지가 관전 요소다.
장 회장에게는 이 사업이 기회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제철소 건립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착수하면 역대 회장이 하지 못한 일을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최근 실적 부진과 관세 대응, 계열사 산업재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뒤집을 한 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현대제철 미국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립 프로젝트에 지분 투자 방식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히며 관세 대응 전략에 호평을 받았던 포스코그룹은 계열사에서 산업재해가 반복되면서 녹록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
포스코그룹은 국내에서는 수소환원제철 상용화라는 숙제와 함께 현대제철 프로젝트 참여 구체화 등의 당면한 과제가 있다. 해외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프로젝트로는 인도 JSW그룹과 협력을 통한 제철소 건립이 꼽힌다.
녹록지 않은 대내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여러 카드를 꺼내든 장 회장이 인도 제철소 건립이라는 승부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지 주목된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인도 JSW그룹과 현지 제철소 건립에 대해 "부지가 구체화하면 양사가 타당성 조사를 통해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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