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 '전도방지시설' 임의제거가 참사 불렀다
  • 황준익 기자
  • 입력: 2025.08.19 14:38 / 수정: 2025.08.19 14:38
국토부 사조위, 조사결과 발표
'스크류잭' 제거가 붕괴 결정적 원인
시공사 현대엔지니어링 영업정지 검토
국토교통부는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 19일 세종안성 고속도로 건설공사 중 청용천교 붕괴사고와 관련해 의 사고조사 결과와 재발방지대책 등을 공개했다. /임영무 기자
국토교통부는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 19일 세종안성 고속도로 건설공사 중 청용천교 붕괴사고와 관련해 의 사고조사 결과와 재발방지대책 등을 공개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황준익 기자] 지난 2월 10명의 사상자를 낸 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사고의 결정적 원인은 안전장치인 '전도방지지설(스크류잭)'를 임의로 제거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하도급사의 스크류잭 제거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정부는 현대엔지니어링에 대한 영업정지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 19일 세종안성 고속도로 건설공사 중 청용천교 붕괴사고와 관련해 의 사고조사 결과와 재발방지대책 등을 공개했다.

사조위는 사고조사 결과를 토대로 △스크류잭의 임의제거 △안전인증 기준을 위반해 런처를 후방으로 이동한 점을 주요 사고원인으로 지목했다. 특히 붕괴 시나리오별 구조해석 결과 런처 후방이동 등 동일한 조건에서도 스크류잭이 제거되지 않았을 때는 거더(상판의 대들보 역할하는 구조물)가 붕괴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스크류잭 제거가 붕괴의 결정적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또 한국도로공사의 검측 매뉴얼상 런처(교량공사 중 거더를 인양·설치할 때 사용하는 장비) 등 임시시설의 검측 주체인 시공사는 하도급사의 스크류잭 제거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조위는 해당 런처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전방이동 작업에 대해서만 안전인증을 받았으나 후방이동 작업 등을 포함함으로써 관련 법령을 위반했다고 봤다. 위법한 안전관리계획서를 작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공사와 발주청은 그대로 수립·승인했다.

시공 과정에서도 미흡한 부분이 발견됐다. 사조위는 시공계획에 제시된 런처 운전자와 사고 당일 작업일지의 운전자가 서로 다르고 작업일지상의 운전자는 작업 중 다른 크레인 조종을 위해 현장을 이탈하는 등 전반적인 현장 관리·감독이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안전장치인 전도방지지설(스크류잭) 모습. /국토교통부
안전장치인 '전도방지지설(스크류잭)' 모습. /국토교통부

사조위는 재발방지대책으로 스크류잭 해체 시기에 대한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발주청과 건설사업관리자의 관리·감독 의무 강화와 런처 등 장비 선정의 적정성에 대한 관계 전문가 검토 강화 등을 제안했다.

오홍섭 사조위원장은 "사고조사 결과를 정리·보완해 이달 중 국토교통부에 최종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다시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기관의 조속한 제도개선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조위 활동과 별개로 국토부 특별점검단은 지난 4월 사고가 발생한 세종-안성 고속도로 건설공사(9공구)에 대해 국토안전관리원, 민간전문가 등과 함께 특별점검을 진행했다. 결과 △정기안전점검 결과 일부 미제출 등 안전관리 미흡 사례 4건 △콘크리트 압축강도 품질시험 일부 누락 등 품질관리 미흡 사례 1건 △건설업 무등록자에 대한 하도급·시공참여 등 불법하도급 사례 9건 등 총 14건을 적발했다.

국토부는 사조위 조사결과 및 특별점검 결과를 관계부처, 지자체 등에 즉시 통보하는 한편 각 행정청은 소관 법령에 따라 벌점·과태료 부과, 영업정지 처분 등을 검토하는 등 엄중한 조치를 할 예정이다.

한편 내년 말 개통 예정이었던 세종안성 고속도로는 발주청의 정밀조사를 통해 각 구조물에 대한 보수 또는 재시공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사고 이후 현장에 남아 있는 구조물에 대한 안전성 확인 결과 △교각(P4)의 기둥과 기초 접합부 손상 △교대(A1)의 콘크리트 압축강도(평균 29.6MPa)가 설계기준(35MPa)의 84.5% 수준으로 시방서 기준(85%)에 다소 미달 △미 붕괴 거더에서 기준치(55mm) 이상의 횡만곡 발생(60~80mm) 등이 발견됐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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