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문은혜 기자] 빠른배송 서비스(퀵커머스)가 단순한 편의가 아닌 업계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무기가 되면서 유통업체들이 '1시간 이내 배송'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배달앱, 편의점 등이 근거리를 중심으로 먹거리, 생필품 등을 배송하는 서비스가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대형마트와 이커머스, 홈쇼핑 등이 물류망과 플랫폼 역량을 앞세워 퀵커머스 경쟁에 뛰어들면서 판을 키우는 모양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배송 서비스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갈수록 빠른 배송을 선호하면서 관련 시장 규모도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스태티스타는 올해 31억9000만달러(약 4조4000억원) 규모인 국내 퀵커머스 시장이 오는 2030년에는 43억달러(약 5조9000억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주문 1시간 이내에 배송해주는 퀵커머스 서비스에 뛰어드는 유통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커머스는 물론이고 대형마트, 홈쇼핑 등 업계 전방위적으로 퀵커머스 서비스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홈쇼핑 업체인 CJ온스타일은 기존 빠른배송 서비스를 '바로도착'이라는 신규 브랜드로 개편하고 당일도착 상품의 주문 마감 시간을 오전 10시 30분에서 오후 1시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기존 퀵커머스가 신선식품이나 생필품 위주였다면 CJ온스타일은 패션·뷰티·가전 등 프리미엄 상품에도 적용한다는 점이 차별요소다. 캐시미어 코트나 뷰티 디바이스, 로봇청소기 같은 고가 제품도 '바로도착'으로 받을 수 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이번 개편은 빠른배송에 대한 고객 수요에 부응하기 위함"이라며 "생필품, 신선식품 뿐만 아니라 패션, 뷰티, 가전 등 고관여 프리미엄 상품군까지 당일 배송하는 물류 포트폴리오로 차별화를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인 홈플러스는 배달앱인 배달의민족과 협업해 퀵커머스 서비스에 나섰다. 홈플러스 점포 반경 4㎞ 이내에 거주하는 소비자가 배달의민족에서 주문하면 홈플러스의 신선식품, 델리, 베이커리 등을 1시간 내외로 배송해준다. 현재 강동점, 신도림점, 상봉점, 동래점, 금천점, 영등포점, 남대구점, 청주점, 전주효자점 등 총 37개 점포에서 해당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온라인 장보기 시장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다양한 소비자들의 식품 소비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배민과 손을 잡았다"며 "올해 총 40개 이상 점포에서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도 온라인몰을 통해 '오늘배송'을 시범 운영 중이다. 서울 강남·서초·송파 지역에서 오후 7시 이전 주문하면 4시간 안에 배송받을 수 있다. 4만원 이상은 무료, 그 이하는 유료 배송이다.
새벽배송 전문업체인 이커머스 기업 컬리는 배송 시간을 1시간 내외로 단축시킨 '컬리나우'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6월 서대문·마포·은평에서 시작해 최근 강남 도곡까지 서비스를 확대했다.
이 밖에도 네이버, 이마트, 쿠팡이츠 등이 퀵커머스 시장에 진출해 경쟁에 가세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퀵커머스가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한 필수적인 서비스로 자리잡는 분위기"라며 "시장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더 빠르고 더 많은 물건을 배송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