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절반 돌려준다" 금융지주, '주주환원 50% 시대' 성큼
  • 이선영 기자
  • 입력: 2025.08.19 11:07 / 수정: 2025.08.19 11:07
KB금융, 업계 최초 50% 환원 돌파 임박
신한·하나는 추격, 우리금융은 자본 안정에 방점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과 더불어 주주환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금융지주들이 총주주환원율 50%를 새로운 기준으로 내세우고 있다. /챗GPT 생성이미지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과 더불어 주주환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금융지주들이 '총주주환원율 50%'를 새로운 기준으로 내세우고 있다. /챗GPT 생성이미지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과 더불어 주주환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금융지주들이 '총주주환원율 50%'를 새로운 기준으로 내걸고 있다. KB금융은 보통주자본(CET1)비율 초과분을 활용해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확대하며 최초로 환원율 50% 돌파가 유력하다. 신한·하나금융도 환원 여력을 확대 중이나 우리금융은 CET1 회복 속도를 이유로 여전히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KB금융의 CET1 비율은 13.74%, 신한금융은 13.59%, 하나금융은 13.39%로 모두 13%대를 회복했다. 반면 우리금융은 12.76%로 여전히 13%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자본 건전성 개선은 주주환원 여력을 가늠하는 주요 기준이 되고 있다.

KB금융은 "CET1이 13.5%를 초과하는 자본은 모두 주주환원 재원으로 사용한다"는 방침을 내세워 하반기 약 8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2분기 선제 집행한 3000억원을 포함해 연간 환원 규모는 3조100억원에 달한다. 증권가에선 이를 통해 총주주환원율 50%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상록 KB금융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위험가중자산 증가를 관리하면서도 배당 가능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계열사 중간배당을 포함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환원율 약 47% 수준을 기록 중이며, 하반기 자사주 매입 계획 등을 통해 연내 50% 달성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CET1이 13%대로 회복된 덕분에 가능한 전략이다.

천상영 신한금융 CFO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배까지 오르면 자사주 중심 환원 정책을 펼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CET1이 13.39%로 안정적이지만, 현재까지의 환원율은 약 40% 수준으로, 시장 기대보다는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가 있다. 다만 하반기에 추가 환원 프로그램을 실행할 경우 최종적으로 42% 수준까지 올라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종무 하나금융 CFO는 "50% 환원 목표 시점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주주환원 속도도 더 빠르게 조절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리금융은 총주주환원율이 35~38%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이는 타 지주 대비 낮은 편이다. 여전히 CET1이 13% 아래에 머물러 있어 주주환원보다는 자본 안정성을 우선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일각에서는 CET1이 앞으로 개선되면 내년에는 환원율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다소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이성욱 우리금융 CFO는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은 1500억원 소각 완료 후 여러가지 정책에 근거해 당사 보통주자본비율이나 금융환경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들은 CET1이 단순한 재무 건전성 지표를 넘어 주주환원 여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준으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KB금융이 선도하고 신한·하나금융이 이어가는 구조 속 우리금융은 아직 같은 레이스에 올라서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우리금융의 경우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 등으로 산적한 과제가 많아 적극적으로 주주환원 확대가 어렵겠지만, 내년 이후부터는 주주환원율 40%에 근접하거나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향후 금융지주의 전략 차이가 주가, 투자자 기대,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더팩트 DB
향후 금융지주의 전략 차이가 주가, 투자자 기대,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더팩트 DB

향후 이러한 전략 차이가 주가, 투자자 기대,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정부의 세제 정책 변화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금융사의 교육세율을 현행 0.5%에서 1%로 두 배 인상하는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 조치로 5대 시중은행이 부담해야 할 교육세는 기존 5000억원 수준에서 약 9800억원 안팎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일부 지주는 배당 성향과 자사주 매입 계획을 다시 점검하는 분위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추가 세부담이 자본 여력을 잠식해 주주환원 확대에 제약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세 부담이 늘더라도 자본 관리 능력과 수익 체력에 따라 지주별 영향은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결국 배당 확대 속도와 자사주 매입 강도를 얼마나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느냐가 금융지주 밸류에이션을 가를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는 건전한 재무 구조와 자본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책임 있는 주주환원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자본 운용을 통해 이익을 주주와 공유하는 것은 투자자 신뢰와 장기 기업가치를 높이는 핵심 수단"이라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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