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도입한 이후 우리나라 잠재적인 생산성이 1.0%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업무시간은 평균 3.8% 줄어든 것으로 보이며, 전체 근로자 중 사용 비중은 63.5%로 절반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18일 한국은행은 BOK이슈노트 'AI 빠른 확산과 생산성효과'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AI 정책 논의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마련하기 위해 직업분포를 반영한 대표 표본을 구축하고 가계조사를 실시한 것에 바탕해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 활용으로 우리나라 근로자 업무시간이 평균 3.8% 단축(주 40시간 근무 시 1.5시간)됐으며, 이로 인한 잠재적인 생산성 향상 효과는 1.0%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1.1%)과 유사한 수준인데, 우리나라는 AI 활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업무시간 감소율(한국 3.8%, 미국 5.4%)이 다소 낮게 나타났다.
업무시간 단축 효과는 경력이 짧은 근로자에게 더 크게 나타나, AI가 업무 숙련도 격차를 완화하는 평준화 효과(equalizing effect)를 가져온 것으로 해석된다.
전체 우리나라 근로자의 63.5%가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업무 용도로 한정할 경우에도 활용률이 51.8%에 이른다. 이는 미국보다 2배가량 높은 수준이자, 인터넷 도입 당시보다 8배 빠른 확산 속도이다. 주당 평균 사용시간은 5~7시간으로 활용 강도도 미국보다 높았다.
다만, 개인 및 직업 특성에 따라 활용률이 편차를 보이고 있는데, 남성, 청년층, 고학력자, 전문직 및 관리직이 상대적으로 높은 활용률을 나타냈다.
자율로봇과 협업하는 근로자, '물리적 AI'에 노출된 근로자 비중은 현재 11%이며, 향후 27%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AI 기술은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지적 노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앞으로는 물리적 AI를 기반으로 육체노동의 방식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사회에 AI 기술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대답한 근로자는 48.1%였으며 부정적 응답(17.5%)을 크게 상회했다.
또 상당수 근로자가 AI 기술 발전에 대비해 교육 이수(33.4%) 및 이직(31.1%)을 준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32.3%의 근로자가 AI 기술발전을 위한 기금 조성에 참여할 의향을 밝혔다. 이들의 지불의사를 반영하면 향후 5년간 조성 가능한 기금규모는 약 38조원이다.
오삼일 한국은행 고용연구팀장은 "AI로 인한 생산성 증가 추세는 장기적으로 일자리 감소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다만 생산성 향상으로 인해 전반적인 수요가 높아지면서 일자리가 생길 수 있어 총 일자리 변화가 어떻게 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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