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최근 보험업계가 실적부진을 겪는데다 교육세 부담마저 가중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타 금융권 대비 교육세 부담이 큰 보험업계에서는 향후 실적에 인상 효과가 추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업계 1위 삼성화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2456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5% 줄어들었다. 같은기간 메리츠화재는 9873억원으로 1% 줄었고, 현대해상은 5045억원으로 전년 보다 30% 감소했다.
생보사들의 경우 삼성생명은 1조3941억원으로 전년 대비 1% 늘었지만, 한화생명은 4615억원으로 31% 가까이 순익이 쪼그라들었다. 교보생명도 5824억원으로 전년 보다 5.4% 줄었다.
생보사들의 순익 감소는 손실 조건 계약에 따른 비용 증가와 더불어 금융 자산 처분 수익 감소 및 보유 자산 평가 손익 둔화로 보험·투자 수익이 줄어든 것이 반영됐다.
실제 교보생명의 상반기 보험손익은 2536억원으로 전년 대비 32.5% 감소했으며, 한화생명은 7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줄었다.
손보업계는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특히 자동차보험의 경우 정비수가 인상과 부품가격 상승, 사고 증가가 맞물리며 손해율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실제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 등 대형 5개사 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82.6%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80%를 초과한 것이다. 여기에 상반기 산불, 폭우, 대형 화재 등 대규모 재해가 잇따르며 일반보험 손해율도 올랐다.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정부 세제 개편안에 따른 교육세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내년부터 연 수익 1조원 이상 대형 금융사 약 60곳을 대상으로 부과하는 교육세율이 기존 0.5%에서 1.0%로 상향조장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이번 개편으로 교육세 수입이 1조3000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교육세율 인상에 영향을 받는 곳은 생보와 손보 5위권에 해당하는 회사들이 대상이다. 생보사의 경우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동양생명 등이며 손보사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이 해당한다. 보험업계에서는 세율 인상으로 약 3500억원 가량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보험업계는 타 금융권 대비 납부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편에 속한다. 보험사는 매출에 해당하는 보험료 수입과 금융투자 수익을 합산한 금액을 기준으로 교육세가 부과된다. 반면 은행의 경우 이자와 수수료 수익 위주이기 때문에, 보험사의 과세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해마다 금융사들의 교육세 비중이 증가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세청에 따르면 금융·보험업이 교육세 징수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27%에서 2023년에는 34%로 7%포인트 상승했다.
보험업계는 교육세율 관련해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는 지난 14일 교육세율 인상과 관련해 건전성에 영향이 생길 우려가 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세금 부담이 늘어나면 결국 순이익이 줄어들게 되는데, 이렇게되면 이익잉여금 적립액도 줄어들게 돼 사실상 K-ICS비율이 하락할 수 있다"면서 "이와 더불어 순익 감소는 배당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등에 동참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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