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은 실생활과 밀접한 산업군입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상품이 쏟아져 나와 소비자들의 삶을 윤택하게 합니다. 하지만 이들 상품을 사용하면서 문득 떠오르는 궁금증도 많습니다. 이 코너는 유통 관련 궁금증을 쉽게 풀어드리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유통 지식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더팩트|우지수 기자] 최근 가정에서 '밥 대신 먹는 빵', 식사빵을 찾는 소비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과거에는 식사빵이라고 하면 식빵이 으레 떠올랐지만 이제는 선택지가 넓어졌다. 샌드위치를 만들 때도 식빵뿐만 아니라 치아바타·바게트·베이글 등 다양한 빵이 사용된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홈카페·홈브런치 문화가 확산하면서 대형마트 진열대부터 동네 빵집, 온라인몰까지 식사빵의 종류와 선택지가 크게 넓어졌다. 베이글 전문점 앞에는 '오픈런' 줄이 늘어서고 포카치아나 깜빠뉴처럼 낯선 이름이던 빵도 이제는 집 식탁에 자연스럽게 오르고 있다.
부드럽고 촉촉한 빵을 찾는다면 식빵이 무난하다. 일본어 '쇼쿠팡(食パン)'에서 유래한 이름처럼 '식사용 빵'의 대표 주자다. 밀가루·물·이스트에 설탕, 버터·우유·계란 같은 부재료가 더해져 결이 고운 식감을 낸다.
가장 대중적인 식사빵인 만큼 널리 퍼진 유래도 흥미롭다. 18세기 산업혁명 시기 영국에서 개발된 식빵은 도시로 몰린 노동자들에게 보관과 운반이 편리한 주식이 됐다. 같은 시기 설탕이 대량 보급되면서 잼이 대중화됐고, 식빵과 함께 빠르게 생활 속에 자리 잡았다. 미국으로 건너간 식빵은 20세기 초 자동 절단기, 자동 토스터가 발명되면서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후 태평양을 건너 일본에서는 밥처럼 먹는 빵이라는 뜻의 쇼쿠팡으로 불렸고 한국까지 전해지게 됐다.
프랑스 파리에 사는 주민이 자전거 앞 바구니에 담고 거리를 누비는 모습이 떠오르는 빵도 있다. 바게트다. 프랑스어로 '막대기'를 뜻하는 이름 그대로 길고 가늘게 성형해 고온에서 짧게 구워낸다. 버터와 설탕을 일체 쓰지 않아 담백하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하다. 스프나 치즈에 곁들이거나 샌드위치로 즐기는 경우가 많다.

쫄깃한 식감을 좋아한다면 베이글이 제격이다. 중세 유대인 사회에서 개발됐고 반지·고리를 뜻하는 고대 독일어 단어에서 이름이 나왔다. 굽기 전 끓는 물에 살짝 데쳐 껍질은 단단하고 속은 쫀득하다. 크림치즈와 훈제연어를 곁들이는 전통 레시피는 물론, 최근에는 다양한 식재료로 개성 있게 즐기는 추세다.
이탈리아에서 건너온 치아바타는 이름 그대로 '슬리퍼'를 닮은 모양이다. 밀가루·물·올리브유·소금·이스트를 넣어 반죽해 속은 촉촉하고 겉은 쫀득하다. 큰 기공이 숭숭 뚫려 있어 올리브오일, 발사믹 식초 같은 소스를 잘 머금는다. 파니니처럼 속을 채워 구워 먹으면 풍미가 배가된다.
허브 향이 매력적인 포카치아는 고대 로마 화덕빵에서 유래했다. 올리브오일을 듬뿍 쓰고 소금 결정, 로즈마리 등 향신료를 얹어 구워내 겉은 살짝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다. 샐러드나 스프 곁들이기, 와인 안주로도 자주 쓰인다.
프랑스 농가에서 만들어 먹던 소박한 빵, 깜빠뉴는 밀가루에 호밀이나 통밀을 섞어 구수하고 고소한 향이 진하다. 크기가 커서 눈에 띄며, 두꺼운 겉면이 특징이다. 빵을 가정에서 대량으로 굽기 힘들었던 옛 시절, 큰 덩어리로 오래 보관하기 위해 만들었던 데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마지막으로 사워도우는 빵의 한 종류라기보다 반죽을 발효하는 방식 중 하나다. 밀가루·물·소금에 상업용 이스트 대신 천연 발효종을 넣어 24~48시간 천천히 발효시키면 은은한 산미가 도는 빵 반죽이 완성된다. 최근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몸에 좋은 빵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리하면 부드러운 식감은 식빵, 바삭한 껍질은 바게트, 쫄깃함은 베이글, 소스가 잘 묻는 속살은 치아바타, 향긋한 풍미는 포카치아, 곡물의 구수함은 깜빠뉴, 시큼한 맛은 사워도우가 가지고 있다. 한 제빵업계 관계자는 "식사빵을 고를 때는 곁들이는 음식이 가장 중요하다"며 "원하는 식감까지 고려하면 만족스러운 빵 식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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