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공미나 기자]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 시공사 입찰에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하며 수의계약 가능성이 커졌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마감된 압구정2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에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됐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2회 이상 경쟁 입찰이 이뤄지지 않으면 건설사와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압구정2구역 조합은 오는 12일 2차 시공사 선정 공고를 내고, 20일 현장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두 번째 시공사 선정에도 경쟁입찰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조합이 현대건설과 수의계약을 진행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2차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에 2개사 이상이 참석하지 않않는다면 다음날인 21일 조합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정이 가능하다. 이 경우 조합은 당초 예정된 다음달 27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전망이다.
압구정2구역 재건축은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9·11·12차 아파트 1924가구를 허물고 지하 5층~최고 65층, 14개동, 2571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3.3㎡(평)당 1150만원, 총 2조7488억원에 달한다.
이곳은 당초 건설업계 1·2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맞대결이 점쳐졌던 곳이다. 연초 치러진 한남4구역 수주전에 이어 이곳에서 리턴매치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삼성물산이 지난 6월 입찰 공고가 난 직후 조합의 계약 제안 조건을 이유로 입찰을 포기했다.
이후 입찰 자격이 주어지는 1차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을 비롯해 GS건설,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포스코이앤씨 등 총 8개사가 참여했다. 그러나 결국 현대건설만 응찰하며 무혈입성이 유력해졌다.
현대건설은 압구정2구역 재건축 수주를 위해 다방면으로 공들여왔다. 아파트 단지와 현대백화점·3호선 압구정역을 잇는 연결통로를 만들겠다고 제안했고, 학교법인 서울현대학원과 학교용지를 교육시설 등으로 개발하는 협약을 맺었다. 이와 더불어 13개 은행·증권사와 금융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해 조합원의 금융부담을 최소화 할 맞춤형 금융지원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압구정2구역을 주거·교육·문화는 물론 상업과 교통까지 아우르는 압구정 최초이자, 최고의 리딩 단지를 현대건설이 만들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압구정2구역을 현대건설이 수주하게 된다면 '압구정 현대'라는 이름이 지켜질 가능성도 높다. 현대건설은 이곳에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가 아닌 기존 단지명과 동일한 압구정 현대를 적용할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압구정 현대라는 이름이 가지는 상징성이 있고, 기존 단지명에 대한 조합원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건설은 지난 2월에는 '압구정 현대' '압구정 현대백화점' 등을 상표권으로 출원하기도 했다.
한편 현대건설의 올해 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현재 5조5357억원으로, 삼성물산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2조7488억원 규모의 압구정2구역 재건축까지 수주한다면 현대건설의 누적 수주액은 8조원을 돌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