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지웅 기자] 올해 2분기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연이어 역대급 실적을 내놨다. 증시 호황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와 함께 해외투자 성과가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해외법인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과 글로벌 자산 평가이익이 순이익을 크게 끌어올렸다. 업계는 하반기에도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투자 지역과 자산군을 다변화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순이익은 40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2% 급증했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66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증가했다. 특히 해외 법인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해외법인 세전이익은 1061억원으로 2분기 연속 1000억원대를 기록했으며, 상반기 전체 세전이익(8663억원) 중 26%를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한국투자증권의 순이익 증가폭도 두드러졌다.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8.6% 늘어난 5770억원을 기록했다. 달러값 하락에 따른 외화채권 조달비용 절감(600억원)과 과거 투자한 해외펀드 청산이익(1000억원)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자산관리(WM) 부문에서는 글로벌 특화상품 공급을 확대하며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고가 연초 67조7000억원에서 6월 말 76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키움증권과 NH투자증권 역시 해외투자가 2분기 호실적에 힘을 보탰다. 키움증권은 해외 주식 거래 활성화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2021년 이후 처음으로 2000억원대를 회복하며 순이익 증가를 견인했다. NH투자증권은 글로벌 자산 가격 반등에 힘입어 주식 관련 유가증권 평가이익이 1분기 대비 60% 증가했다.
하반기에도 증권사들은 해외투자에서 수익성을 확대하는 전략을 이어간다. 미래에셋증권은 미국·홍콩·싱가포르 등 글로벌 거점에서 ETF·WM 사업을 강화하고, 현지 법인의 IB·운용 부문을 확대해 지역별 수익원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특히 동남아시아와 인도 시장에서 WM 비즈니스 확장을 추진하며, 신흥국 성장 잠재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하반기 해외투자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파트너십과 운용 역량 확대에 속도를 낸다. 캐피탈그룹·골드만삭스·칼라일그룹 등 글로벌 금융사와 협업해 해외 우량 자산 공급망을 넓히고, 글로벌 인재 영입과 네트워크 확충에도 주력한다. 이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해외 수익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기존 해외 주식·채권 브로커리지 서비스를 넘어 해외 ETF·파생상품 플랫폼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뉴욕과 홍콩 법인을 거점으로 글로벌 IB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키움증권은 개인투자자 대상 해외 주식 MTS 기능 고도화를 통해 리테일 해외 투자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 해외법인 기여도가 과거보다 확연히 커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며 "하반기에는 지역 다변화와 운용 자산 다각화를 통해 글로벌 변동성에 대비하는 전략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