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올해 상반기 외식 메뉴 가운데 김밥의 가격 상승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여파로 재료비가 줄줄이 오르면서 '서민 한 끼'였던 김밥조차 부담이 커지고 있다.
10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지역 김밥 한 줄의 평균 가격은 지난 6월 말 기준 3623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3500원)보다 123원(3.5%) 오른 수준이다. 이는 참가격이 조사한 8가지 주요 외식 품목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김밥 가격이 가장 크게 오른 배경으로는 재료비 인상이 지목된다.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는 김밥은 식재료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메뉴다. 실제로 김밥 주재료인 쌀의 가격은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쌀(20㎏) 가격은 5만9059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5만3610원)보다 10.2% 상승했다.
김밥에 빠질 수 없는 재료들 역시 줄줄이 올랐다. 마른김(10장 기준)은 1320원에서 1347원으로 2.1% 인상됐고, 시금치(100g 기준)는 878원에서 961원으로 9.5% 올랐다. 여기에 지속적인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도 김밥값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분석된다.
김밥 외에도 대부분의 외식 메뉴가 전반적으로 가격이 오름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칼국수는 9385원에서 9692원으로 3.3%, 김치찌개 백반은 8269원에서 8500원으로 2.8% 상승했다. 비빔밥은 1만1192원에서 1만1462원으로 2.4%, 냉면과 삼계탕은 각각 2.2% 올랐다. 자장면은 7423원에서 7500원으로 1.0% 상승했고, 삼겹살(200g 기준)은 1만7269원에서 1만7654원으로 0.8% 오르는 데 그쳐 상승폭이 가장 작았다.
이 같은 외식물가 상승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1% 상승했으며, 특히 농축수산물 가격의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폭염과 폭우가 반복된 이상기후로 인해 공급이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하반기에도 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농산물 수급 조절과 가격 안정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