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비자 단체관광객 온다…면세업계 기대감 '꿈틀'
  • 우지수 기자
  • 입력: 2025.08.11 00:00 / 수정: 2025.08.11 00:00
내달 시행, 현지 여행사 한국행 검색·예약 증가
특가 패키지·한류 마케팅 강화…업황 회복 전망
다음 달 29일부터 중국 단체여행객 무비자 입국 허용이 시작되는 가운데 면세업계의 손님 맞이 준비가 분주하다. /더팩트 DB
다음 달 29일부터 중국 단체여행객 무비자 입국 허용이 시작되는 가운데 면세업계의 손님 맞이 준비가 분주하다. /더팩트 DB

[더팩트|우지수 기자] 정부가 다음 달 29일부터 내년 6월 말까지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가운데 면세업계의 호황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10월 1일) 이전에 시행돼 가을 성수기를 기점으로 실적 반등에 나설 계기가 될 전망이다. 사드(THAAD) 사태 이후 한한령으로 끊겼던 유커 효과가 약 8년 만에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무비자 허용 대상은 3인 이상 전담 여행사를 통해 방한하는 단체 관광객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와 함께 국제회의 참가 외국인의 입국 편의를 높이기 위해 우대심사대(패스트트랙) 적용 기준을 기존 500명 이상에서 300명 이상으로 완화하고, 의료관광 우수 유치기관 지정 기준에 '외국인 환자 유치실적'을 추가하는 등 제도 개선도 병행한다.

중국 언론도 한국으로 떠나는 단체 여행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무비자 시행 발표 직후 주요 온라인 여행 플랫폼에서 한국행 검색량이 급증했다. 현지 대형 온라인 여행사 취나얼은 발표 30분 만에 서울을 목적지로 한 검색량이 70~120% 늘었다고 밝혔고 퉁청도 10월 국경절 연휴를 겨냥한 한국행 단체 여행 상품 검색량이 전날보다 60%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면세업계는 이번 유커 유입을 코로나19 이후 처음 맞는 대규모 고객 확대 기회로 보고 있다. 지난해 국내 면세시장 규모는 14조2249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10조원 이상 줄었다. 특히 주요 면세점 매출에서 중국인 비중이 여전히 높은 만큼 유커 유입은 수익성 회복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국내 면세점들은 국경절 연휴와 맞물린 특수를 겨냥해 중국인 인기 브랜드 물량 확보, 전용 프로모션, 전세기 연계 마케팅 등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국내 면세점들은 국경절 연휴와 맞물린 특수를 겨냥해 중국인 인기 브랜드 물량 확보, 전용 프로모션, 전세기 연계 마케팅 등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면세업계 장기 전략은 프리미엄 뷰티·패션 비중 확대와 한류 콘텐츠·지역 특산품 등 체험형 상품 강화로 모아진다. 이를 통해 방문객 체류 시간을 늘리고 재방문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무비자 시행은 심리적·물리적 장벽을 낮춰 중국인 방한 수요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며 "관광과 쇼핑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인바운드 여행사와 함께 뷰티 클래스와 K콘텐츠 체험 등 관광·쇼핑 결합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위챗페이·알리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를 강화했다. 신라면세점은 마이스(MICE)·인센티브 단체 유치와 중국인 선호 브랜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올해 말까지 단체 고객 6만명 이상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로 명동점 11층을 디저트·전통식품·패션·K팝 상품을 집약한 복합 공간으로 재단장했다. 현대면세점은 강남권 입지를 활용해 코엑스 아쿠아리움 등 관광 콘텐츠와 연계한 상품을 준비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치가 면세점 업황이 부진을 탈출할 수 있는 신호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부 대형 증권사는 주요 면세점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상향 조정하며, 3분기부터 매출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소비 성향 변화로 과거처럼 대규모 쇼핑에 집중하지 않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 맞춤형 마케팅이 병행돼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이를 위해 면세업체가 중국 현지 대형 유통그룹과 직접 협력관계를 맺고 단체 관광객들의 개별 수요, 데이터 등 확보에 나서는 경우도 늘고 있다. 또 송객 경쟁에만 치중하지 말고 체류형 소비를 유도할 수 있는 인프라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예전 유커 소비 패턴은 단체 버스 이동과 대량 쇼핑에 집중됐지만 지금은 개별·소규모 여행객이 늘었다"며 "소비 구조 변화에 맞춘 상품 구성과 체험형 콘텐츠로 다양한 관광객 쇼핑 수요를 잡으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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