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 보석 기각…에어프레미아, '오너 리스크'에 휘청
  • 최의종 기자
  • 입력: 2025.08.06 10:13 / 수정: 2025.08.06 10:13
재무구조 개선 등 과제 산적...업계 재편 속 존재감도 숙제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월 에어프레미아에 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내렸다. /에어프레미아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월 에어프레미아에 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내렸다. /에어프레미아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에어프레미아 지배력을 강화해 항공업계 '메기'를 꿈꾼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이 신청한 보석이 기각됐다. JC파트너스·대명소노그룹 측에 지분 인수 잔금을 납입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오너 리스크에 휘청이는 모습이다.

6일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법 형사1부는 전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 회장이 신청한 보석을 기각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달 23일 김 회장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에 벌금 141억원을 선고했다. 김 회장은 법정 구속됐다.

김 회장은 타이어뱅크 판매대리점을 운영하며 개인사업자인 점장이 독립 운영하는 것처럼 명의를 위장하는 방법으로 종합소득세 등 80억원 상당을 탈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2019년 징역 4년에 벌금 100억원을 선고했다.

검찰과 김 회장은 각 항소장을 냈고 2심은 지난달 23일 김 회장에게 징역 3년에 벌금 141억원을 선고했다. 김 회장은 1심과 달리 항소심 선고공판 직후 법정 구속됐다. 김 회장은 지난달 29일 상고장을 냈다. 보석도 신청했으나 지난 5일 기각됐다.

에어프레미아 지배력을 강화해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항공사(HSC)로 도약하려는 김 회장 계획은 제동이 걸렸다. 김 회장은 1991년 타이어뱅크를 창업한 뒤 AP홀딩스를 통해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매입하며 항공업에 진출했다.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얻은 대명소노는 에어프레미아까지 확보해 '제2의 아시아나항공'을 꿈꾸기도 했지만, 자금 사정과 경영 환경 등을 고려해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김 회장 측에 매각하기로 했다. JC파트너스·대명소노는 지난 4월 AP홀딩스와 지분 22%를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김 회장 측은 200억원 계약금을 내고 다음 달 말까지 잔금 994억원을 낼 계획이었다. 업계 안팎에서는 김 회장이 구속되기는 했으나, 김 회장 측과 JC파트너스·대명소노 사이 계약이 무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전고법 형사1부는 지난 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이 신청한 보석을 기각했다. /더팩트DB
대전고법 형사1부는 지난 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이 신청한 보석을 기각했다. /더팩트DB

항공운송사업 면허 박탈 여부도 다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업법상 항공안전법과 공항시설법, 항공보안법, 항공·철도 사고조사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해 금고 이상 실형을 받는 경우 절차에 따라 박탈된다.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돼 면허가 박탈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김 회장 부재는 에어프레미아 성장에 제약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장 에어프레미아는 재무구조 개선과 업계 재편 과정 입지 강화, 항공안전 전략 수립 등 과제가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월 에어프레미아에 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내렸다. 에어프레미아 자본잠식률은 2022년 66.9%에서 2023년 82.1%로 증가했다. 에어프레미아는 내년 9월까지 자본잠식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항공운송사업자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따른 업계 재편에 대한 대응도 과제다. 진에어와 에어서울, 에어부산이 통합된 공룡 LCC 등장이 예고된 상황에서, 매물로 나올 이스타항공 인수자가 누가 될지도 고려 대상이다. 티웨이항공을 인수한 대명소노는 화학적 결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항공안전 전략 수립도 과제다. 당장 운항승무원과 객실승무원이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전남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이후 항공안전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보국 전 대표이사 시절 IT분야 자회사 에어프레미아랩스를 통해 IT 역량 강화를 꾀했지만 유명무실했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문 전 대표가 에어프레미아랩스 대표직을 겸하며 살림을 챙겼지만 사내외에서는 실질적인 효과가 없었다는 지적이 있다.

에어프레미아 조종사 노조 관계자는 "문 전 대표 시절 추진됐던 에어프레미아랩스로 IT를 접목해 시스템을 개선한다고 했지만 실무진이 볼 때 제대로된 시스템이 제공되지 않았다.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라고 말했다.

오너 리스크에 휩싸인 에어프레미아는 대한항공과 제주항공 등에서 근무한 바 있는 '영업통' 유명섭 대표이사 사장 체제가 지속될 전망이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김 회장 구속 관련 향후 경영상황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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