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세종=정다운 기자]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와 중동 정세 급변에도 지난달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3.1% 증가한 608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고부가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가 수출을 견인하며 7월 역대 최대실적을 끌어냈다. 선박과 자동차 수출도 각각 5개월, 2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가며 수출에 힘을 보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런 내용은 담은 ‘7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지난달 수출액은 608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9% 증가했다. 이는 역대 7월 중 최대실적으로 2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이번 수출을 15대 주력 수출품목 중 △반도체(31.6%↑) △자동차(8.8%↑) △선박(22.4%)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출 효자’ 품목인 반도체가 이번 수출을 견인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역대 7월 가장 높은 147억1000만달러(31.6%↑)로 집계됐다.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고정가격이 상승하며 HBM과 DDR5 등 고부가제품의 견조한 수요가 지속한 영향이다.
다만, 미국은 앞으로 약 2주 내 반도체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무역협상을 통해 상호관세율을 15%로 낮췄고, 수출실적도 좋지만 안심하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미국에 수출하는 반도체는 전체 반도체 수출의 약 7% 정도 된다"며 "수출하는 품목들은 미국 기업들이 생산할 수 없는, 대체가 어려운 고부가 메모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밀어내기 물량은 관세가 부과되기 이전에 수요자 쪽에서 미리 재고를 확보하려 했던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며 "하지만 인공지능(AI)용 서비스라든지 수요가 계속 유지되고 있어 관세가 부과된다 하더라도 당분간은 반도체가 우리 수출을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자동차 수출도 유럽연합(EU), 독립국가연합(CIS), 중남미 등 미국 외 시장에서 호실적을 보이며 8.8% 증가한 58억3000만달러를 달성했다. 2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이다.
조선은 한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 등으로 향후 기대가 큰 가운데 선박 수출이 ‘5개월 연속’ 증가하며 무역협상 타결 이후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탱커·액화천연가스(LNG)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출물량이 확대되면서 107.6% 증가한 22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농수산식품 10억8000만달러(3.8%↑) △화장품 9억8000만달러(18.1%↑) △전기기기 15억6000만달러(19.2%↑) 등이 역대 7월 중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9대 주요 수출시장 중에서는 6개 지역에서 수출이 늘어났다.
지난달 대미 수출은 1.4% 늘며 103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 수출은 주요 수출 품목인 석유화학과 무선 통신기기 수출 둔화로 3% 감소한 110억5000만달러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연합(EU) 자동차, 선박, 석유제품 등 다수 품목에서 증가세를 보이면 8.7% 증가한 60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5개월 연속 증가세다. 아세안은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약 1.5배 늘며 10.1% 증가한 109억1000만달러를 달성했다.
대미 수출이 3위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부과 영향 등이 있어서 지금 감소 추세에 있다"며 "다만, 중국하고 엎치락뒤치락하는 관계기 때문에 순위가 크게 의미가 있다고 보긴 "고 설명했다.
대만 수출의 경우 반도체 수출이 두 배 수준으로 증가하면서 68% 증가한 46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중동은 14억7000만달러(10.7%), CIS는 12억2000만달러(21.5%) 수출이 늘었지만, 일본은 24억8000만달러를 기록해 4.7%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지난달 수입액은 542억1000억만달러로 지난해보다 0.7% 늘었다. 무역수지는 66억1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 2018(68억9000만달러) 이후 최대 흑자 규모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미국의 관세부과 예고(8월 1일)를 앞두고 우리 수출을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이 매우 높았다"며 "우리 기업들이 총력을 다해 수출에 매진한 결과 2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수출기업이 과거와는 다른 도전적인 교역환경에서 경쟁력을 제고하고 시장을 다변화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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