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최근 기업공개(IPO)를 공식화한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상장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에서 10조원 안팎의 기업가치가 거론되는 가운데 무신사는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이어 일본, 중국 등 글로벌 진출까지 나서며 외형 키우기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IPO를 앞두고 무신사가 벌이고 있는 사업들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IPO 주관사 선정 작업에 들어간 무신사는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입찰제안요청서(RFP) 발송을 준비 중이다.
그간 추측만 무성하던 무신사의 IPO 계획은 지난달 열린 '글로벌 파트너스 데이' 행사에서 공식화됐다. 이날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글로벌 사업 진출을 위해서는 물류 인프라 등에서 상당히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며 "IPO를 중요한 재원 확보 방안으로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의 이같은 발언으로 IPO가 기정사실화되면서 무신사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날로 높아지는 상황이다.
무신사는 지난 2023년 시리즈C 단계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3조5000억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후 실적이 매년 성장한 무신사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2012년 법인 설립 후 12년 만에 이룬 성과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국내 패션 업계가 고전하는 상황에서 무신사의 이같은 성과는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무신사가 온라인 플랫폼이라는 한계를 벗어나 자체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를 통해 오프라인까지 영역을 넓히는데 성공하자 시장의 기대감도 커졌다.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이 평가하는 무신사의 기업가치가 10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무신사도 이같은 기대를 등에 업고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패션이 주력인 판매 카테고리를 뷰티로 넓히고 오프라인 매장인 '무신사 스탠다드', 패션 편집숍 '무신사 스토어' 점포도 꾸준히 늘리는 중이다.
무신사는 국내 인지도를 기반으로 글로벌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21년 일본에 해외 첫 법인인 '무신사 재팬'을 설립한 뒤 2022년 하반기에 글로벌 스토어를 열고 현재 13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일본 도쿄에 있는 롯데면세점 동경긴자점에 첫 해외 오프라인 상설 매장도 열었다. 중국에는 빠르면 올해 안에 '무신사 스탠다드'와 '무신사 스토어'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과 중국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싱가포르와 태국, 오는 2030년까지 미국, 캐나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 진출하는 것이 무신사의 목표다.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거래액 3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무신사의 이같은 계획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의 성공 방정식이 해외에서도 통할지 알 수 없는데다, 훨씬 더 많은 브랜드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무신사의 경쟁력이 어느 정도 통할 지도 미지수다. 글로벌 사업 진출을 위해서는 물류 등 인프라에 상당한 돈이 든다는 점도 리스크다.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가 지금까지의 성장세를 앞으로도 이어갈 수 있느냐를 증명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무신사가 통할 것인가를 보여줘야 하는 만큼 일본, 중국 등 초기 진출 국가들에서의 성과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