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관세 불안 조정 속 돋보이는 질주…우려 없나
  • 이한림 기자
  • 입력: 2025.07.28 14:11 / 수정: 2025.07.28 14:11
관세 무풍·호실적에 주주환원책 겹쳐
'저평가→주가 상승→차익실현→저평가' 기조 반복 해소 필요
비은행 수익성 개선 필요도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주 5거래일 동안 4.74% 올랐다. 호실적과 주주환원을 발표한 24일 이후 이틀 동안 3.03% 오르면서 강세를 증명하기도 했다. /더팩트 DB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주 5거래일 동안 4.74% 올랐다. 호실적과 주주환원을 발표한 24일 이후 이틀 동안 3.03% 오르면서 강세를 증명하기도 했다. /더팩트 DB

[더팩트|이한림 기자] KB금융은 지난주 5거래일 중 4거래일에서 상승 마감하면서 오름세던 주가를 더욱 끌어 올렸다. 관세 불안으로 코스피가 전반적인 조정을 받은 시기에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나 금융주 중에서 돋보인 강세를 기록한 결과로 눈길을 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KB금융은 전 거래일 대비 1.37% 오른 11만8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장중 12만6600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가를 갈아 치운 후에도 상승 폭을 확대한 결과다.

KB금융의 강세는 우선 지난 24일 올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KB금융이 발표한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3조4357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23.8% 증가한 수치이자, 2008년 금융지주 설립 후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2분기에도 1조7384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분기 기준으로도 가장 많은 실적을 따냈다.

비이자이익 확대가 호실적을 견인했다. KB금융은 금리 하락기에도 지난해 발목을 잡은 주가연계증권(ELS) 충당부채 적립 영향이 소멸하고, 환율 하락과 주가지수 상승이 겹치면서 비이자이익이 전반적으로 개선돼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자평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비이자이익 확대를 이끈 주가지수 상승이다. 올해 8만원대 주가에서 출발한 KB금융은 지난 4월 9일 6만9300원까지 떨어졌지만, 연이은 호실적과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정책이 호평을 받으면서 상반기 막바지 접어들어 우상향 기조를 보였다. 새 정부 출범 후 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선 6월 들어 10만원 고지에 올라선 것도 힘을 보탰다.

시장에서는 KB금융의 질주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에 영향을 받지 않는 금융주에다가 이 기간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기대감이 반영됐고, 무엇보다 주주들이 예상하던 범위 이상의 주주환원책을 공개한 것이 기폭제가 된 모양새다.

증권가도 KB금융의 주주환원을 주목하고 있다. 실적 공시와 함께 꺼낸 주주환원책이 기존보다 강화된 수치로 발표됐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상반기 말 기준 보통주자본(CET1)비율을 13.5% 초과한 자본을 하반기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 상반기 말 기준 KB금융 CET1비율은 13.74%로 초과분인 0.24%를 자사주 매입에 보탤 전망이다.

아울러 주당 920원의 현금배당과 8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도 주주들의 호평을 받았다. 배당가능이익이 부족하더라도 연내 6600억원의 자사주 매입은 가능한 수치다. KB금융은 이를 중간배당이나 자회사 배당 수취 후 내년 배당 등으로 활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KB금융의 목표가를 기존보다 19.5% 높인 14만1000원으로 잡은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금리와 환율 하락 등에 비이자이익이 개선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올해 2분기 지배주주순이익도 1조7384억원으로 컨센서스의 6.0% 상회하는 수준을 나타냈다"며 "배당을 포함한 올해 총주주환원금액은 3조100억원(자사주 매입 1조6700억원)이며 총주주환원율은 50.9%가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대출 규제, 반복적인 주가 흐름 구조와 비은행 수익성 개선 등은 KB금융의 주가 강세를 꾸준히 유지할 과제로 꼽힌다. /더팩트 DB
정부의 대출 규제, 반복적인 주가 흐름 구조와 비은행 수익성 개선 등은 KB금융의 주가 강세를 꾸준히 유지할 과제로 꼽힌다. /더팩트 DB

반면 일각에서는 KB금융의 주가 흐름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지난주 주가가 강세를 기록할 때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5위 안에 진입도 하는 등 '금융 대장주'로서 역할을 해내고 있으나 주가의 장기적 상승을 위해서는 정부의 대출 총량 제한 규제, 증권이나 보험·카드 등 비은행 부문 수익성 악화 등 상승 모멘텀을 위협하는 구조적인 리스크가 내재해 있어서다.

실제로 KB금융은 주말을 보낸 후 28일 장에서 장 초반 차익실현 매물이 대량으로 출회해 크게 조정을 받고 있다. 최근 주가가 크게 오른 탓에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매도 우위가 이어지고 있으나, 오전 11시 22분 기준 하루 만에 6.40%나 하락하고 있어 우려를 더한다. 이는 지난주 5거래일간 상승치인 4.74%보다 높은 수치다.

여기에 비은행 부문 계열사인 KB국민카드(1813억원, 이하 상반기 순이익), KB증권(3389억원), KB손해보험(5581억원)은 KB금융의 호실적에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1%, 9.9%, 2.3% 감소한 성적표를 받아 들였다. 업계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과 펀더멘탈 우위로 주가가 개선되고 있지만,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가순자산비율(PER) 등 저평가됐다는 인식을 반복하는 지표 개선과 계열사 경쟁력 강화 등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말 환율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과도한 주주환원 기대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현재의 잉여 자본을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활용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ROE 개선 및 주주환원 역량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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