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미국 프리미엄 버거 '파이브가이즈'가 매각설에 휘말린 가운데 국내 K-버거 브랜드들은 직영 확대, 신메뉴 출시, 가맹 모델 혁신 등을 통해 공격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미국 수제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운영권 매각을 검토 중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17일 공시를 통해 "파이브가이즈 브랜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글로벌 본사와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방향성이 결정된 바는 없다"며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면 또는 1개월 이내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986년 미국에서 시작된 파이브가이즈는 현재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약 20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국내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회장이 자회사 에프지코리아를 통해 도입했다. 지난해 6월 강남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압구정, 광교 등 전국에 총 7개 매장이 있다. 오는 25일에는 용산에 8호점이 오픈할 예정이다.
업계는 매각설의 배경으로 본사에 내는 수수료 부담과 고가 메뉴 가격 등을 지목하고 있다. 실제로 파이브가이즈는 단품 버거 하나에 1만원이 훌쩍 넘어 소비자 부담이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가운데 국내 토종 버거 브랜드는 소비자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맘스터치는 지난 6월 서울 광화문에 전략 직영 매장을 열었다. 광화문 광장 인근 도보 2분 거리에 위치한 해당 매장은 총 120석, 지상 3층 규모로 직장인 유동 인구를 겨냥했다. 런치인플레이션 시대를 맞아 빠르고 가성비 높은 식사를 찾는 직장인 수요에 대응한 것이다.
특히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주방과 카운터를 연결한 컨베이어 시스템을 도입해 주문 후 5분 이내 메뉴를 받을 수 있게 설계했다. 매장 인테리어에 한옥 요소를 넣어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도 고려했다. 이처럼 맘스터치는 이태원, 광화문 등 핵심 상권 내 직영 매장을 확대 중이다.

이와 함께 드라이브 스루(DT) 매장을 새로 연다. 지난해 안양석수역 DT점, 올해 6월 제주 오라이동 DT점에 이어 올해 전주와 용인 두 곳 추가 출점이 예정돼 있다. 맘스터치는 월 차량 유동량 80만대 이상, 왕복 4차선 이상 도로 접면, 대지 300평 이상 등의 입점 조건을 바탕으로 소비자 동선과 생활 반경에 최적화된 매장을 설계 중이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이태원·명동·DDP·강남대로 등 기존 핵심 상권 내 전략 매장과 시너지를 통해 대표 외식 브랜드로서의 인지도와 경쟁력을 넓혀나가겠다"며 "DT 매장 출점 등 기존 골목상권뿐 아니라 도시 대로변, 전국 주요 도로까지 확대해 브랜드 경험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는 지난 5월 가맹사업 확대를 위한 '콤팩트 매장' 모델을 선보였다. 기존 스탠다드 모델(25평, 약 1억8000만원) 대비 창업 비용을 60% 낮춘 15평 규모의 매장으로 약 1억500만원으로 창업이 가능하다.
해당 매장은 주방 공간을 효율화하고 불필요한 인테리어 요소를 줄여 비용과 공사 기간을 절감했다. 공사 매뉴얼을 간소화해 시공 기간을 4주에서 3주로 단축했으며 마감재 종류도 22종에서 14종으로 줄였다. 주방의 경우 습식에서 건식으로 전환했고 간판 디자인도 단순화했다. 이는 포장, 배달 중심의 소비 트렌드에 맞춘 전략으로 비매장 주문 수요 증가에 대응한 것이다.
아울러 노브랜드 버거는 최근 'NBB어메이징 버거' 라인업도 출시했다. 신제품 'NBB어메이징 더블'은 동일한 버거 패티 무게를 30% 늘리고 가격은 경쟁사 대비 약 30% 저렴한 4500원에 판매해 소비자 외식 부담을 줄였다. 신세계푸드는 해당 전략을 바탕으로 오는 2030년까지 국내 버거 시장 TOP 3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브랜드의 매각과 달리 국내 버거 프랜차이즈 업계는 각자의 방식으로 영역을 넓히며 본격적인 시장 재편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은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나 인지도보다 가성비와 접근성 등을 차별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브랜드들의 경쟁력이 돋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