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태환 기자]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도 저축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다. 저축은행권 수신 잔액이 크게 줄어든 것에 대한 대응으로 분석된다. 특히 은행권 예금금리 인하와 맞물려 저축은행으로의 '머니무브'가 확대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7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전일 기준 3.00%로 집계됐으며, 지난 6일 2.99%에서 7일부터 3%로 올라간 수준을 유지 중이다.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지난 5월 연 2.96%에서 6월 2.97%, 7월 3.00%로 상승세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JT저축은행의 'e-정기예금·회전정기예금', 고려저축은행 'GPS회전정기예금·회전정기예금', 바로저축은행 'SB톡톡 정기예금·스마트정기예금' 애큐온저축은행 '플러스 회전식 정기예금' 등이 최고 연 3.25%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회전정기예금은 3.21%, OSB저축은행 정기예금은 3.20%를 제공한다. 최근 연 3.85%의 금리를 제공하는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뱅크 자유적금'은 300억원 한도 소진으로 출시 하루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특히 다양한 이벤트와 결합해 혜택을 강화하며 예금 유치 경쟁 돌입했다. SBI저축은행은 연 3.85% '이동은 프로 우승기념 적금' 판매하고 있으며, OK저축은행은 초단기 적금 '읏수저 적금'으로 기본 금리 4%를 제공하며 최대 20%까지 오르는 상품도 선보였다.
저축은행이 예금금리를 인상한 것은 수신 규모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전체 수신 규모는 3월 말 기준 99조5873억원으로, 지난해 7월 99조9128억 원 이후 다시 10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5월 기준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98조5315억원으로 다시 소폭 상승하는 추세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하 기조로 인해 은행권 예금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자금이 저축은행으로 이동하는 '머니 무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보호한도 상향 이후 자금이 일시적으로 몰릴 경우 만기일을 연중 고르게 배분하기 어렵고,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부담이 나타날 수 있기에 미리 금리를 인상해 충격을 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한국은행이 5월 말 기준금리를 2.5%로 인하하면서 은행권의 1년 만기 예금은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19개 주요 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의 기본금리는 연 1.85~2.60% 수준까지 떨어져, 하단이 1%대로 내려온 상태다.
오는 9월부터 예금자보호한도가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는 것과 관련해 소비자들을 유치하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당국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이번 한도 상향으로 저축은행권 예금은 16∼25%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에 따른 신용대출 한도 규제, 가계대출 50% 감축안 등으로 당장 여신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긴 어렵다"면서도 "수신 잔액을 늘려 유동성을 확보하고 향후 대출 규제가 완화됐을 때 영업 확대를 대비한 조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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