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그룹, 전분당 점유율 1위 도전…M&A·영업망 확대 검토
  • 우지수 기자
  • 입력: 2025.07.17 10:50 / 수정: 2025.07.17 10:50
사조CPK 출범 2년차, 국내 시장점유율 2위
식자재 유통업체 인수설…재무 부담 우려도
지난 2023년 전분당 사업에 뛰어든 사조그룹이 시장점유율 1위를 노리고 사업체 인수, 영업망 확대 등으로 사업 저변을 넓히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서대문구 사조빌딩 모습 /우지수 기자
지난 2023년 전분당 사업에 뛰어든 사조그룹이 시장점유율 1위를 노리고 사업체 인수, 영업망 확대 등으로 사업 저변을 넓히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서대문구 사조빌딩 모습 /우지수 기자

[더팩트|우지수 기자] 사조그룹이 국내 전분당 시장 점유율 1위를 향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식자재 유통기업 인수와 영업망 확대를 병행하면서 공급 경쟁력을 키우는 모양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조그룹은 지난 2023년 11월 주지홍 사조그룹 부회장 주도로 미국계 전분당 기업 인그리디언코리아를 384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인그리디언코리아는 1979년 설립된 전분당 제조기업 동양식품을 모태로 하는 기업이다. 사조그룹은 인그리디언코리아의 사명을 사조CPK로 변경하고 국내 전분당 시장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

전분당은 옥수수나 감자 등 전분질 원료를 가공해 만든 감미료 소재다. 포도당, 물엿, 고과당, 올리고당 등이 이에 포함된다. 빵, 과자, 음료 등 식품뿐 아니라 제지, 섬유, 제약 등 산업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설탕을 대체할 수 있는 저칼로리 감미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대체당 시장이 확대됐다. 알룰로스는 대표적 대체당 중 하나로 설탕 대비 70% 수준의 단맛을 내면서 칼로리는 약 10%에 불과해 수요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전분당 시장을 약 7000억~8000억원 규모로 추정한다.

사조그룹의 목표는 업계 1위인 대상(점유율 약 35%)을 넘어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수합병(M&A)과 거래처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식품첨가물 유통업체인 현진그린밀을 사조그룹이 인수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진그린밀은 500여 식품 제조기업에 300여 식품첨가물을 공급하는 회사다. 지난해 매출액 1130억원을 올렸고 현재 M&A 시장에 500억원 규모 매물로 나왔다. 현진그린밀은 국내 전분당 점유율 1위 대상의 주요 거래처 중 하나로, 사조그룹이 인수합병에 성공한다면 전분당 시장점유율을 키울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사조그룹 측은 "폭넓은 인수합병 가능성을 검토 중이긴 하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사조CPK는 전분당 B2B 공급 계약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거 글로벌 식품소재 기업 인그리디언의 한국지사였던 만큼 보유하고 있는 120여 개국 유통망과 글로벌 식품·음료기업과의 거래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 전분당은 기능성 식품, 푸드테크 기반의 맞춤형 영양식품 시장에서도 핵심 원료로 활용 가능성이 커 식품기업의 연구개발 수요와 연계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사업 확장에 따른 과제도 적지 않다. 내부 수요처인 그룹 계열사들의 수익성 회복이 필요하다. 전분당 공급처를 넓히려는 시도와 별개로 그룹 내 안정성이 약해지면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푸디스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0% 넘게 줄었고 사조CPK의 모기업인 사조대림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 대비 65% 이상 감소한 152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사조그룹의 무리한 외형 확장이 지적되는 가운데 거론되는 500억원 규모 인수합병도 재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사조그룹이 제품 가격과 공급 조건을 무기로 거래처를 빠르게 넓히고 있어 기존 소재기업들도 긴장하는 분위기"라며 "무리해서라도 인수합병 성과를 조기에 내려고 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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