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우지수 기자] 경동나비엔이 제습기와 환기, 공기청정기를 결합한 신제품 '나비엔 제습 환기청정기'를 공개하고 통합 공기질 관리 전문기업으로의 도약 비전을 밝혔다.
경동나비엔은 지난 16일 서울 조선팰리스 강남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진행했다. 나비엔 제습 환기청정기는 제습, 환기, 공기청정 기능을 통합해 사계절 내내 실내 공기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김용범 경동나비엔 영업마케팅 총괄임원 부사장은 단상에 올라 보일러 기업으로 알려진 경동나비엔이 공기질 관리 시스템에 힘을 주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보일러 중심의 기존 사업에서 나아가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전환하고자 한다"며 "이번 신제품은 제습을 중심으로 환기와 공기청정을 통합해 고객에게 보다 체감 가능한 쾌적함을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동나비엔은 지난 2006년부터 환기 사업을 시작했고 2019년에는 공기청정 기능이 결합된 제품을 선보였다. 2021년에는 주방용 후드와 연동된 환기 시스템도 출시하며 기술 확장을 이어왔다. 이번 제습 환기청정기는 2021년에 개발을 완료했지만, 4년간 내부 준비를 거쳐 올해 처음 상용화됐다.
경동나비엔이 이번에 선보인 신제품의 특징은 '듀얼 제습' 기술이다. 이 기술은 실내 온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공기 중의 습기만 골라서 없애는 방식이다. 오정석 경동나비엔 상품기획부문장은 "기존 제습기는 공기중 습기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뜨거운 바람을 내보내 실내 온도가 높아지고, 에어컨을 통한 제습을 활용하면 온도가 낮아진다"며 "이런 부분들을 해결할 수 있는 정온 제습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경동나비엔은 신제품에 구독형 요금제를 도입해 월 5만원대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초기 구매 부담을 줄이고, 정기 점검·필터 교체 등 유지관리가 중요한 제품 특성을 고려한 조치다. 특히 고가의 공기관리 기기를 실내 환경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사용하는 소비 트렌드와도 맞물려, 기존 일시 구매 방식에서 구독 기반의 서비스형 모델로 전환하려는 전략적 의도도 포함돼 있다.
김 부사장은 "설치와 유지보수가 필수적인 제품 특성상 정기적인 케어가 제공되는 구독 서비스가 더 적합하다"며 "앞으로도 고객 접점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기반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동나비엔은 신제품을 일반 소비자 대상(B2C)뿐 아니라 아파트 시공 시장(B2B)에도 적극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현재 연간 수만 대 규모의 환기장치를 건설사에 납품하고 있다"며 "이번 제습 환기청정기도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으로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검토 중이다. 고온다습한 기후 특성상 제습 기능에 대한 수요가 높고,= 일부 지역에서는 제습과 냉방을 결합한 시스템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동남아 연구기관 및 현지 업체들과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수출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 부사장은 발표를 마무리하며 "제습 환기청정기를 사업의 중심축으로 삼아 난방, 주방, 숙면, 냉방 등 통합 공기질 관리 플랫폼을 완성할 것"이라며 "보일러 회사에서 쾌적한 실내 환경을 만들어내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의 강연도 진행됐다. 유 교수는 "고온다습한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온도보다 습도 관리가 쾌적성과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며 "장마철이 길어지고 극한 강수량이 늘어나는 기후 변화 속에서 제습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내 공기를 기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은 기후 대응은 물론 건축 설계 차원에서도 꾸준히 연구개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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