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에 연이틀 집중 회의…롯데그룹 하반기 생존 전략은?
  • 이성락 기자
  • 입력: 2025.07.15 00:00 / 수정: 2025.07.15 00:00
롯데그룹, 16~17일 인재개발원서 VCM 개최
신동빈 회장, 강도 높은 쇄신 메시지 낼 듯
롯데그룹이 오는 16~17일 경기 오산 롯데인재개발원에서 2025 하반기 VCM을 진행한다. /더팩트 DB
롯데그룹이 오는 16~17일 경기 오산 롯데인재개발원에서 2025 하반기 VCM을 진행한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롯데그룹이 사장단 회의인 밸류크리에이션미팅(VCM)을 개최하고 하반기 생존 전략 모색에 나선다. 이번 VCM의 특이점은 처음으로 이틀 동안 진행되는 것인데, 예측하기 어려운 사업 환경을 고려해 심도 깊은 논의를 이어 나가려는 결정으로 해석된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2025 하반기 VCM을 오는 16일 경기 오산 롯데인재개발원에서 열 예정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주재하는 VCM은 롯데지주 대표이사, 각 사업군 총괄 대표, 계열사 대표, 롯데지주 실장 등 주요 경영진이 모두 모여 그룹의 하반기 사업 전략과 중장기 목표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개최된다.

이번 VCM은 통상적인 방식에서 벗어났다. 보통 하루 일정으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렸지만, 회의 자리를 옮겨 1박 2일 동안 진행하기로 했다. 1박 2일 회의는 처음이고, 회의 장소로 롯데인재개발원을 택한 건 2022년 상반기 이후 두 번째다. 2022년에는 롯데인재개발원의 리뉴얼 오픈을 기념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롯데그룹은 일부 달라진 VCM 형식과 관련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다만 재계에서는 사업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주력 산업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통상 환경 급변에 따른 시장 전망 또한 불투명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그룹의 구체적인 성장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선 장시간 논의가 불가피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구체적인 회의 주제는 알려지지 않았다. 기존대로 주요 사업 현안을 점검하고, 상반기에 세웠던 전략의 실행 여부를 공유한 뒤 본원적 경쟁력 강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전망이다. 인공지능(AI)과 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는지, 기존 투자 전략에 문제가 없는지 등도 검토될 가능성이 크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1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5 상반기 VCM에 참석하기 전 AI 과제 쇼케이스를 살펴보며 롯데케미칼의 AI 기반 컬러 예측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롯데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1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5 상반기 VCM에 참석하기 전 AI 과제 쇼케이스를 살펴보며 롯데케미칼의 AI 기반 컬러 예측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롯데그룹

'선택과 집중' 전략의 새로운 방향성이 이번 VCM에서 제시될지도 관심사다. 그간 롯데그룹은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포트폴리오 리스트럭처링을 착실히 추진해 왔다. 롯데케미칼 파키스탄 법인, 코리아세븐 ATM 사업, 롯데웰푸드 증평공장, 롯데렌탈 등을 빠르게 매각했고, 현재 리스트럭처링 작업이 잠시 멈춰진 상태다. 롯데그룹은 사업군별 본원적 경쟁력 강화, 글로벌 사업 확장, 신성장 사업 육성 등과 함께 비핵심 사업·자산 매각 중심의 포트폴리오 리스트럭처링을 핵심적인 성장 전략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사업 구조 재편은 다른 기업들도 힘을 쏟고 있는 부분이다. 경영 환경 변화의 속도가 급격히 빨라짐에 따라 재계 필수 경영 전략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앞서 사장단 회의를 마친 주요 그룹들은 본원적 경쟁력 강화, 관세 리스크 대응과 함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등을 집중 논의했으며, 롯데그룹 역시 이번 VCM에서 해당 의제를 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은 강도 높은 쇄신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앞선 VCM에서도 위기감을 드러내며 경영진들을 향해 단호한 어조로 당부 메시지를 전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 VCM에서 "외부 리스크가 과거보다 높아진 상황"이라며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에도 경영 목표 달성 및 재도약을 위해 경각심을 높여달라"고 말했다.

지난 1월 열린 2025 상반기 VCM에서는 "위기가 일상이 된 지금, 우리가 당면한 어려움의 근본 원인은 외부 환경이 아닌 우리 핵심 사업의 경쟁력 저하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며 "지금 쇄신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이 변화의 마지막 기회임을 명심하고 이번 위기를 대혁신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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