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상반기 10조원 육박 '역대급 실적' 예고…KB '웃고' 우리 '울고'
  • 이선영 기자
  • 입력: 2025.07.02 11:12 / 수정: 2025.07.02 11:12
4대 금융, 상반기 최대 순익 전망
하반기엔 대출 규제·금리 인하로 성장 제동 가능성도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올 상반기에만 10조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역대급 성적표를 써낼 것으로 예고된다. /더팩트 DB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올 상반기에만 10조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역대급 성적표를 써낼 것으로 예고된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올 상반기에만 10조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역대급 성적표를 써낼 전망이다. 지난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에 따른 기저효과와 예대금리차 확대 등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다만 하반기에는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하 가능성 등 복합 악재로 인해 실적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점쳐진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합산 순이익이 약 9조9703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9조3526억원) 대비 6.6% 증가한 규모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금융지주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이 지난해 상반기(2조7815억원) 대비 18% 늘어난 3조281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리딩 금융' 지위를 굳힐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전년 대비 6.8% 증가한 2조9330억원으로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도 2조2164억원으로 7%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우리금융은 홀로 역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금융은 1조539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7554억원) 대비 약 14%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1분기 때 퇴직금 등 일회성 비용과 미래 투자를 위한 판관비 증가 등 일시적 요인이 원인이다.

이같은 호실적은 이자이익의 증가세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택담보대출과 기업대출이 모두 늘어난 가운데 기준금리 인하 흐름 속에서도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하며 마진을 방어한 결과다. 여기에 지난해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충당금 부담이 사라진 점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그러나 이자이익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실적 구조를 두고 '이자장사' 비판은 여전히 거세다. 실제 1분기 4대 금융의 이자이익은 10조6419억원에 달했다. 올 상반기 전체로 계산했을 때는 20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의 금융권에 대한 상생 압박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비상경제점검 TF 회의에서 은행의 예대금리차를 직접 거론하며, 금융권이 민생 지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빚 탕감 정책 재원의 절반을 금융권에서 부담하도록 하는 계획은 은행권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4대 금융은 하반기 실적 방어와 사회적 책임 이행이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더팩트 DB
4대 금융은 하반기 실적 방어와 사회적 책임 이행이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더팩트 DB

2분기 이후 실적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의 올 2분기 순이익은 약 4조9612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1239억원)대비 3.28%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반기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과 강도 높은 가계대출 관리 정책이 맞물려 대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부터 수도권 전역에 적용되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는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해 이자이익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사상 처음으로 6억원으로 제한됐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기존 계획보다 50% 줄이는 등 강도 높은 대출 규제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4대 금융은 하반기 실적 방어와 사회적 책임 이행이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목표가 하반기부터 당초계획 대비 50% 수준으로 줄어듦에 따라 은행들이 계획했던 목표 자산성장률이나 이익을 달성는데 어느정도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기업대출이나 비이자이익부분의 수익 다각화를 고려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각에선 금융지주의 연간 순이익은 안정세로 유지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추경 집행 등에 힘입어 내수경기가 회복되고 대외 환경으로 인해 금리 인하 속도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진한 국내 경기의 회복 시점, 미국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나 현재 유가, 환율 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금융그룹의 실적은 다소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4대 금융의 2분기 및 상반기 실적 발표는 이달 24~25일 예정돼 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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