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기에도 여전채 금리 '역주행'…카드사 시름 깊어진다
  • 김태환 기자
  • 입력: 2025.06.26 11:07 / 수정: 2025.06.26 11:07
여전채 금리 상승에 조달 부담 확대…상품 금리도 상승 전망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여신전문금융회사 채권(여전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신용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 /더팩트 DB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여신전문금융회사 채권(여전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신용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 | 김태환 기자] 가맹수수료 인하와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카드사들이 주요 자금 조달 경로인 여신전문금융회사 채권(여전채) 금리가 다시 상승세로 전환해 시름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달 비용 상승으로 상품 금리도 높아지고, 상품 금리 상승으로 인해 카드 이용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26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AA+등급 3년 만기 여전채의 5개 신용평가사 평균 금리는 2.893%로 집계됐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달 7일 연중 최저치인 2.725%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상승하는 추세다.

일반적으로 금리인하기에는 여전채 금리도 내려가지만, 반대되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11일 3.25%였던 기준금리를 3.00%로 인하하기 싲가해, 지난 5월 29일 2.50%까지 낮췄다.

채권시장에선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추가경정예산 편성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국고채 금리가 상승했고, 이것이 여전채 금리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여전채 금리는 국고채보다 위험 프리미엄이 반영되기 떄문에, 기준금리보다 국고채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여전채 금리가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카드사들의 조달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 이를 충당하는데,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 카드사가 지는 조달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카드 등 7개 카드사의 여전채 조달 비중은 평균 70.2% 수준이다.

이렇게 되면 카드론 등 주력 상품의 금리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올해 4월말 기준 8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카드)의 카드론 금리는 평균 14.64%로 지난해 말(14.58%) 대비 0.06%포인트 올랐다.

최근 규제 환경도 좋지 않다. 다음달인 7월부터는 가계대출에 3단계 스트레스 DSR을 시행하게 되면서 카드사 등 2금융권도 1.50%의 가산금리가 적용돼 대출한도가 줄어든다. 카드사 입장에선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게 되는 셈이다.

카드사 본업에서의 수익성도 가맹수수료율 인하로 인해 악화돼왔다. 지난해 카드수수료 개편으로 인해 연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은 기존 0.50%에서 0.40%로 줄었다. 이로인해 카드사 신용판매 수익은 연간 약 2400억원 감소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카드사들은 최근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신한카드는 3억달러(약 4157억원) 규모의 신디케이티드론을 조달했다. 주관사인 HSBC를 포함해 대만·중국계 총 14개 은행이 대주단으로 참여했으며, 미국 무위험금리(RFR)인 SOFR에 3년물 0.70%, 5년물 0.80%를 가산한 수준에서 금리가 확정됐다.

신한카드는 조달 자금을 기존 차입금 상환과 운영 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여전채 의존도가 높은 만큼, 해외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 등 자금조달 수단의 다원화가 필요한 시기"라며 "앞으로도 안정적인 조달 환경 구축을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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